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공화국 인민대표회의 특별회의에서 취임식을 갖고 러시아공화국
최초의 민선 대통령에 정식으로 취임했다.
TV를 통해 전국으로 중계된 취임식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연방정부
대통령, 러시아정교 총대주교 알렉세이 2세, 15개 공화국의 지도자들을
비롯한 정치계, 종교계, 사회단체 등의 대표와 1천여명의 대의원 등
5천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취임축하 연설을 한 것은 물론 옐친과
다정한 악수를 나누고 나란히 연단을 내려와 회의장 앞줄에 앉음으로써 두
사람이 협력관계에 있다는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청중석에 앉아 있다가 팡파레와 함께 연단에 오른 옐친은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헌법과 시민의 권리 그리고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선서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어 취임연설에서 "위대한 러시아는 민주주의와 경제적
개혁의 길을 걷기위해 일어서고 있다"고 선언하고 "틀림없이 번영하고
민주적이며 평화가 깃들고 법에 기초하는 주권국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들이 자유로운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이 선택은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개혁, 인간존엄
회복으로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세이 2세가 옐친 대통령을 축복한데 이어 등단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축하 연설에서 두번이나 옐친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했으며 말미에
가서는 러시아공화국 민주세력의 단결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표명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옐친이 그의 정치및 국정 활동에 새로운 단계를
맞이한데 대해 축하한다"면서 그의 대통령 당선은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가져온 "민주적 변화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중 각 공화국들간의 관계에도 언급, "우리가 공화국들간에
협조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고 우리가 채택된 법률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처한 위기는 만성적인 상황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옐친은 지난 6월12일 소련 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선거에서 57%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한편 옐친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각 공화국에 보다 많은
권한들을 이양하겠다는 약속을 준수하는 한 2년 내에 실시될 수 있는
연방정부 대통령선거에서도 고르바초프를 지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타스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