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 걸프전이 종결된 직후부터 줄곧 논란되어오던 국내 기름값
조정문제가 드디어 결말났다. 정부는 산업체의 주종연료인 벙커C유와
민생용 연료인 등유가격을 오는 7월1일부터 5%내지 9. 2%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휘발유의 경우는 공장도가격을 15%인하하는 대신 특별소비세율을
올려 소비자가격이 현행과 변동없게했다.
국내 기름값을 정하는 일차적인 근거는 두말할것없이 국제원유값이다.
새삼스러울것없는 얘기지만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것도 주로 중동에서 들여온다. 그런 원유가격이 당국이 정책적으로
설정해놓은 기준유가를 훨씬 밑돈지 오래다. 따라서 당국은 이번에
국내유가를 조정하면서 기준유가도 내렸다.
도입원유값이 일차적인 변수이지만 국내유가결정에는 그밖에 여러가지
정책적 고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소비절약을 유도하기위해 가격을
가급적 높게 정한다든지,반대로 국민부담 특히 산업체의 코스트압력울
고려해서 낮게 정한다. 기름값이 종류별로 또는 나라마다 천차만별인
까닭은 그 때문이다.
이번 유가조정으로 부담은 약간 덜게 되었지만 소비절약의식이 상대적으로
퇴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소비를 촉진하자는 취지로 정부가 기름
값을 내린것은 아니지만 일단 값이 내리면 소비가 느는게 시장경제의
생리다. 게다가 또 정부는 오는 8월중 휘발유와 등유가격의 자유화를
단행할 생각이라는데 그와같은 조치역시 결과적으로 기름소비,나아가
에너지절약의식을 퇴색시킬 소지가 많다. 자유화는 국내가보다 대체로 싼
국제가격에 접근하게 만들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기름과 에너지소비를 절약할 별도의 대책을 계속 연구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국제원유가가 안정되면 까맣게 잊고 지내다 값이
뛰고 공급이 불안해지면 법석을 떨어서는 안된다. 원유가는 성수기를
맞으면서 올 하반기에 다소 상승해도 배럴당 21달러를 넘지않는 선에서
당분간 안정세를 계속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체 수입액의 13%,연간
1백억달러내외를 석유도입에 써야하는 현실은 가격이상의 심각한 문제임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기름소비를 가격만으로 조절하기는 어렵다. 전력등 다른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보다 중요한 일은 국민 모두가 절약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정부당국은 물론 사회의 각급 기관 단체들이 꾸준히 계몽할 필요가 있다.
값을 내릴때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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