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의회선거 개표현장 > 특정후보에 욕설적은 투표용지 나와
21일 상오까지 전국 8백66개 선거구의 개표가 모두 완료돼 "민의의 소재"를
확인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많은 국민들은 전국 개표상황에 이은 세계청소년축구 한국-포르투갈전
중계방송을 시청하느라 거의 잠을 자지 못한채 밤을 새웠지만 직장 동료나
이웃들과 이번 선거 결과및 향후 정국 전망,이색 당선자등을 주화제로
삼아 얘기의 꽃을 피우는 모습들이었다.
20일 하오 9시 45분께 경기도 가평 제1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돼 무소속
하경호후보(58)의 당선이 확정된 것을 시발로 속속 당.락이 가려지자 각
개표소에서는 당선의 환호와 낙선의 탄식이 교차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가 엇갈렸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시종 땀을 쥐게 하는 시소게임이 계속돼 각
후보자와 운동원들은 물론 참관인들까지 마음을 졸였고 1백표 미만의
표차로 낙선의 고배를 마신후 보자나 당선을 기정사실로 치부했다가
낙선한 유력후보자들은 개표결과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개표도중 커다란 사건.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대구 서구을
제4.5.6선거구 개표소에서 부재자 투표용지 1매를 분실하는 바람에 3차례나
개표가 중단되고 광주시 동구 개표소에서는 위원장 직인이 없는
투표용지가 함속에서 나와 무효처리되는등 20 여군데의 개표소에서
투표용지의 과.부족, 직인 없는 투표용지, 투표함 미봉인, 훼손된
투표용지등의 문제로 시비가 일어 개표가 지연되기도 했다.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유권자들은 각 투표구별로 맨 처음
개표한 부재자투표 집계결과 한때 무소속과 민주당후보가 여러 선거구에서
선두로 부상, 여당인 민자당과 제1야당인 신민당 후보를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자 "선거혁명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며 한동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이같은 상황이 반전되고 두 당의 후보들
가운데 당선자가 속출하자 정상을 되찾았으며 특히 민자당 후보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당선자를 내게 되자 의외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 도의회의장감으로 손꼽히던 후보자와
연예인.프로야구선수등 유명인사의 당.락 교차, 구속중이거나 수배중인
후보자의 당선, 기초의회 낙선자의 당선등 이변과 이색당선도 많았다.
이영호 전체육부장관(56.서울종로1.민자), 김찬회 전산림청장(64.서울
종로2.민자), 김인동 전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장(55.서울영등포4.민자)
강태홍 전부산시장(62.부산 남구2. 민자)등 전직 공직자들은 무사히
당선된 반면 당선될 경우 경북도의회의장과 대전시의회 의장감으로 각각
손꼽히던 3선의원 출신 박권흠후보(59.경북청도2.민자)와 이봉학
전대전시장(52.대전유성2.민자)은 낙선의 쓴 잔을 마셨다.
연예인.스포츠인 중에서는 고 김두한 전의원의 딸인 탤런트
김을동씨(46.서울동대문2.민주), 이성웅씨(50.인천동구1.신민),
김인륜씨(예명 김인문.51.서울강서4.신민), 이경애씨(36.경기과천1.신민),
프로야구선수 최동원씨(33.부산서구1.민주)등은 낙선했고 최연소
후보였던 가수 이선희씨(27.서울마포3.민자), 코미디언출신 허원씨(44.
서울서초4.민자)등은 상당한 표차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또 경북 영천군 제1선거구의 최태덕후보(59.무소속), 경기도 군포
제2선거구의 이재용후보(48.신민)등은 지난 기초의회 선거에서 낙선했으나
이번 선거에 재도 전해 당선됐으며 강원도 원주군 제2선거구
지성룡후보(49.무소속), 충남 천안 제1선거구 윤용일후보(49.무소속),
충남 보령 제2선거구 오찬규후보(42.무소속)등은 옥중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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