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은 21일 새벽 당락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면서 승부처로 기대를
걸었던 서울에서 패배가 확실해지자 실망을 넘어 망연자실.
굳은 표정으로 상황실에서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김대중총재는
호남을 제외한 각 선거구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새벽1시께 귀가했고
김봉호사무총장 조희철부총장 김옥두사무차장등 당직자들도 하나 둘
자리를 떠 상황실은 파장분위기.
개표결과에 따라 성명을 준비하려던 박상천대변인은 믿었던 서울에서
패퇴가 분명하자 논평을 취소한채 "젊은 세대들이 기권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묻기도.
김태랑조직국장은 "서울에서 득표율을 보면 민자당이 41%, 우리당이
37%로 큰 차이가 없는데 전부 2등이어서 의석수에서는 엄청난 격차가
벌어졌다"면서 "투표일 아침 망우리고개가 야외로 놀러나가는 젊은
세대들의 버스로 길이 메워진 마당에 뭘 믿고 정치를 하겠느냐"고
하소연조로 반문.
그는 "이번 선거에서 서울과 경기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더라면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최고위원들로 하여금 전국 각지역을
분담케 했으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푸념하기도.
당관계자들은 참패이유에 대해 젊은 세대의 기권과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 <>정원식총리 폭행사건 <>공천비리와 관련한 이해찬
이철용의원의 탈당등을 지적했으며 "김총재가 선거쟁점으로 정치문제가
아닌 민생문제를 앞세워야 했을것"이라는 지적도 대두.
김총재의 한 측근은 "국민들이 4.26총선 이후 대체세력에 대한 희망을
잃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야당의 참패는 지역감정과
정치불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
또다른 관계자는 "결국 선거결과 비호남지역에서 발판을 구축하려던
신민당의 의도가 실패했으며 또다시 지역당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하고
"대중집회를 통한 김총재의 호소력도 많이 퇴색한 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
한편 당내에서는 침체된 당분위기를 일신시키기 위해서도 조만간
주요당직자 인사개편을 포함한 체제정비와 당풍쇄신등의 조치가 따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