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화학(대표 김충세)이 정밀화학분야의 다국적기업인 버저(BERGER)사로
부터 선박용도료기술을 도입한 이후 9년만에 거꾸로 이회사에 선박용도료
생산기술을 역수출했다.
국내에서 선진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한 이후 도입기술보다 더
첨단기술을 개발,기술공여회사에 역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다.
정상영금강고려화학회장과 에드워드B카우이 버저사사장은 17일 싱가포르
마르코폴로호텔 2층회의실에서 싱가포르정부관계자및 업계대표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박용도료생산기술공여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된 기술공여계약에서 고려화학은 20일부터 앞으로 5년간
버저싱가포르등 버저사의 자회사에서 생산되는 도료매출액중 3%를
로열티(기술대가)로 받기로했다.
특히 버저싱가포르 버저두바이 버저몰타 버저바레인등 4개국기업에서
생산하는 도료에 대해서는 전량고려화학상표를 부착토록함으로써
기술수출및 현지OEM(주문자부착상표)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고려화학이 이들회사에 공여해줄 기술은 용인마북리에 있는
금강고려중앙연구소 선박도료연구팀이 지난7년동안 개발한 첨단기술중
일부로 지난1년동안 버저사측이 이 기술을 공여해줄것을 끈질기게 요청해
왔었다.
이날 기술공여계약에서 에드워드 B 카우이사장은 고려화학측이 앞으로
가능한한 많은 기술을 이전시켜주는 한편 현지투자방안도 모색해줄것을
요청했다.
이에대해 정상영회장은 "고려화학에서는 이미 세계컨테이너 도료시장의
20%가까이를 점유,세계최대의 컨테이너도료업체로 부상한데 이어
세계선박도료시장중 10%를 점유할 계획을 세워놓고있는 만큼 계약조건을
제대로 준수하면 충분한 기술을 이전시켜 주겠다"고 밝혔다.
고려화학이 최근 개발한 선박용도료는 선박밑창에 해초 따개비등이
붙지않도록하는 자기마모성도료를 비롯 섭씨 8백도에서도 타지않는
세라믹도료등 7가지로 사우디등 중동국가들및 동남아 미주지역에서
기술공여를 받기위해 계속 열을 올리고있다.
무엇보다 글라스플레이크 탈에폭시를 활용해만든 내마모성도료는 심한
충격에도 견딜수 있어 북극해를 운항하는 쇄빙선등에 매우 적합하다는 것.
올들어 이같은 기술내용을 알아차린 소련선박회사들도 자국내에
고려화학의 도료를 공급해줄것을 끊임없이 요구해오기도 했다.
이에따라 이미 이달초 소련 사할린에 있는 국영사할린 선박공사((SASCO)와
독점위탁판매계약을 맺었다.
오는 7월에도 소련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국영 극동선박공사(FESC)와
독점판매계약을 체결,동남아 중동 호주등에 이어 북방지역에도 발판을
굳혀나갈 계획이다.
기술역수출및 북방진출을 성사시킨 실무자인 김영호 고려화학이사는
선박용도료의경우 신조선외에 수리조선에도 활용되는 분량이 많은 만큼
판매망구축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하고 "내년상반기까지 유럽및
동남아지역등에 16개판매망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려화학은 이를 위해 먼저 버저사와의 이번 기술공여계약을 계기로
싱가포르 주롱공업단지안에 있는 약9천평규모의 버저싱가포르사안에
고려화학 지사를 설치하거나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베트남등 지역으로의 시장확장을 위한 거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이번 기술공여를 시작으로 고려화학은 스페인 포르투갈등 지중해지역
4개국관련기업에도 기술공여를 할방침인데 이중2개국에 대해서는 역시 현지
OEM방식으로 생산토록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고려화학은 약7백여명으로 구성된 김강고려화학 중앙연구소가
개발한 범용하도페인트인 유니버셜 프라이마등 8천가지의 페인트생산기술을
보유하고있어 앞으로도 기술공여기회는 더욱 늘어날것으로 전망된다.
정상영회장은 이제 페인트의 용도가 장식성에서 벗어나 레이더전파흡수용
페인트등 기능성페인트의 개발로 급격히 전환발전돼가고 있는만큼
고려화학은 앞으로도 총매출의 5%이상을 기술개발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