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15일 " 명동성당 농성자들이 철수키로 약속한 15일
이후라도 성당에 공권력이 투입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김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은 명동성당에 장기농성중인 범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과 자살방조혐의를 받고 있는 강기훈씨(27)가 당초 철수시한으로
제시했던 이날을 넘겨 성당잔류 의사를 명백히 밝힌뒤 성당에 대한 공권력
투입여부와 그 시기가 촛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추기경은 이날 명동성당 경갑실 수석보좌신부와 3차례 만난
자리에서 "농성자들이 약속을 어긴 것은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나
그렇더라도 성당구내에 공권력이 투입되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경신부는 전했다.
경신부는 이날 하오 2시께 "김추기경의 뜻을 전하겠다"며 성희구
서울중부경찰 서장을 성당으로 불러 이같이 전한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성서장은 이날 상오 0시30분께 경신부를 방문, 영장집행이
불가피함을 설명하면서 수배자들에 대한 연행방법으로 경찰서까지
자진출두 <>성당입구에서 임의동행 <>성당내 영장 강제집행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었다.
김 추기경의 이날 발언은 경찰의 공권력 투입 시도에 대한 단호한
경고로 풀이된다.
김 추기경의 발언은 또한 강씨와 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잔류결정을
내리면서 김추기경에게 신변보호를 호소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와 관련, 경신부는 이날 김추기경의 발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성당
농성자가운데 수배자가 아닌 사람들은 규찰대를 포함, 모두 나가달라"고
공식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