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는 가격면에서 일본 조선업계보다 다소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수년간 높은 임금인상과 잦은 노사분규로 조만간에 경쟁력이
뒤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5일 한국조선공업협회(회장 최관식)가 분석한 "조선업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한국에 비해 일본의 임금은 2.01배에 달하는 반면
생산성은 1.8배에 머물러 우리 조선업계가 일본에 비해 가격면에서 다소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 임금은 지난 87-89년에 해마다 22.7-24.7%가
잇달아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도 14.9% 오른데 비해 일본의 임금인상률은
5%이하에 그쳐 그동안 인건비면에서 누려온 국내 조선업계의 대일
경쟁력은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와 함께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87년부터 매년 노사분규에 휩싸여
해마다 매출액이 1천억원이상 감소됐으며 특히 분규가 극심했던 지난
89년엔 조업중단일수가 1백75일을 기록, 이로 인한 매출액감소는
4천2백8억원에 달했으며 손실액도 1천18억원에 달해 노사분규-
생산성후퇴-인건비상승-경쟁력약화라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더구나 국내 조선업계는 내수시장이 10-20%에 불과한 반면 수출선이
85%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수출선 수주에 크게 치중해야 하나 만성적인
노사분규로 납기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일본 조선업계는 일본 해운업계가 발주하는 내수선이 전체
수주량 가운데 65-70%에 달해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가능, 조선경기에
영향을 덜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이같이 가격면에서 다소 대일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가격분야인 선박건조에 따른 금융과 적하보증,
무역력에서 일본에 비해 크 게 뒤지고 있는데다 관리, 첨단기술과의 접목,
자동화 분야에서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분야의 연구개발비용이 전체 매출액 가운데
0.99%에 머문데 비해 일본조선업계는 우리보다 2배이상인 약 2%에 달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기술수준이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 조선기술 수준은 일본을 100으로 잡을 때
설계기술은 71, 생산기술은 75, 관리기술은 68에 각각 머물러 앞으로 대일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가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한일간 수주잔량을 비교해 보면 지난 87년말의 경우 한국이
6백2만t(G/T)을 기록, 전체 세계시장에서 26.7%를 차지하고 일본이
5백4만t(22.3%)에 머물던 것이 지난해말에는 일본이 1천4백65만t으로
36.8%를 차지했고 한국은 8백52만t에 그쳐 시장점유율이 21.4%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