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의 감소 등으로 극도의 자금난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증권당국의 금지지시에도 불구, 지난달에 보유채권을 대거
매각처분함에 따라 채권 가격의 하락을 부추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대우증권 등 10대증권사가
보유중인 회사채 및 국공채 등 상품채권 규모는 모두 1조8천6백86억원으로
4월말에 비해 1천2백40억원(6.2%)이나 줄어들었다.
또한 이들 증권사들이 결산을 앞두고 적자결손을 모면하기 위해 회사채
인수업무에 주력, 상품채권 보유량이 최대에 달했던 지난 3월말에 비하면
무려 2천2백28억원(10.7%)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일부 대형증권사들은 시중자금난으로 단자사로부터의 콜자금
차입마저 어려워지자 손실을 무릅쓰고 발행시장에서 인수한 회사채 등을
덤핑 처분해 3년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지난달 내내 연 19%선에
육박하는 등 채권가격의 하락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비용의 상승을
초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보유채권의 대량매도에 나선 것은 결산을 앞두고
단기차입금 규모를 크게 늘려왔던데다 주식시장이 극도로 침체됨에 따라
고객예탁금 등 증시주변자금이 급속도로 이탈, 자금난이 극도에 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증권당국은 지난 4월초 증권사들이 결산직후 보유채권을 대거
매물화할 경우 채권수익률의 급등현상이 초래될 것에 대비, 증권사들에
2.4분기중 채권매각을 금지토록 지시했으나 자금난에 봉착한 증권사들이
이같은 지시를 무시하고 채권 매각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5월중 상품채권 감소규모를 보면 대우증권이 회사채 1백28억 등 모두
5백9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대신증권 회사채 5백34억원 등
5백88억원 <>쌍용투자증권 회사채 3백72억원 등 4백30억원 <>제일증권
2백19억원 <>동양증권 68억원 <> 현대증권 37억원 등이다.
반면 동서증권과 럭키. 고려. 한신 등 4개증권사는 상품채권
보유규모가 오히려 늘어나 적자결산으로 투자자들의 반발이 컸던
증권사들이 채권매각에 주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