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측이 28일 유엔가입의사를 밝힘에 따라 곧 남북한 유엔
대표부 대사간의 협의를 개시, 빠르면 6월중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위한
단일신청서를 유엔사무총장에게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그러나 남북간 협의과정에서 북한측이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을
위한 단일 신청서 제출에 반대할 경우 북한과는 별도로 6월중
개별가입안을 유엔사무총장에 제출할 예정이다.
외무부의 유종하차관은 이날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려는 목적은
북한과 대결을 지양하고 상호공존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통일을 이루자는데 있는만큼 남북한의 유엔가입절차에 대해 북한과
협의를 거칠 방침"이라면서 "남북한이 유엔동시가입을 위한 단일신청서를
제출할 것인지 아니면 각자 별도로 개별가입안을 낼 것인지는 남북간
협의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차관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우리정부의 기본방침"이라고 전제,
"북한이 이같은 우리의 정부방침에 응할 경우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단일신청서를 유엔에 제출케 될 것"이라고 말해 빠르면 6월중
제출할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유차관은 또 "만약 북한이 단일신청서제출에 반대해 남북한이 각각
별도로 개별가입안을 낼 경우에도 안보리심의과정에서 하나의
동일안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 다"고 말하고 "유엔가입을 위한
협상창구는 우리측의 노창희주유엔대표부대사와 북한측의
박길연 주유엔대표부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차관은 이어 "북한이 유엔에 가입할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특히 북한이 IAEA의 핵사찰을
받아들이고 유엔헌장이 명시한 국제협력의무를 준수할 경우 북한의
유엔가입이 일-북한수교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무부의 당국자는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우리의 대중국관계 진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남북한 주유엔대표부대사를
채널로 유엔가입문제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 왔으며 27일저녁에도 접촉을
가진 바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할 경우 남북쌍방이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남북한의
유엔가입이 곧바로 상대방을 국가로 인정하는 법적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어디까지나 통일을 향한
중간단계"라고 말하고 "남북이 유엔에 가입하더라도 쌍방간의 관계는
일반적인 의미의 국제관계라기보다는 분단상황에서 빚어진 특수한 관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유엔에 가입키로 결정함에 따라 빠르면
금주내 중단된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북한측에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가입절차는 가입신청서를 유엔사무총장에게 제출하면
사무총장은 이를 즉시 안보리의장에게 통고하고 안보리는 곧바로
5개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5개이사국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
늦어도 총회 개최 35일전에 심사결과를 보고서형식으로 제출토록 되어
있다.
안보리는 이어 추천여부를 결정하는데 추천에는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9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상임이사국중 한 나라도 반대하면
추천을 받지 못한다.
안보리 추천을 받으면 총회개최 25일전까지 가입안을 총회에 회부하고,
총회는개막일에 출석회원국의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가입을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