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결산법인인 증권회사들의 정기주총이 25일 열려 8개
증권회사의 사장을 포함, 모두 90여명의 임원이 교체되는 등 지난
회계연도의 영업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대규모로 단행됐다.
25개 증권회사 가운데 오는 30일로 예정된 한진투자증권과 대한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23개사가 동시에 주총을 개최한 이날 대부분의 증권회사들이
총회꾼과 직원들을 동원, 일사천리식으로 주총을 마무리 지었으나 일부
증권회사에서는 무배당 또는 낮은 배당률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의 항의로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장기적인 증시침체의 영향으로 25개 증권회사의 지난
90회계연도(90.4 91.3) 당기순이익(세후)이 자기자본의 0.37%에 불과한
2백96억원에 그쳤고 쌍용투자,동양, 제일, 건설증권 등 4개사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영업실적이 극도로 저조한 탓으로 이날 주총에서는 이들
적자사를 포함하여 대우, 대신, 동서, 현대증권 등 모두 8개사가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대한증권도 무배당을 결의할 방침으로 있어 올해 배당을 못하는
증권회사는 모두 9개사에 이르는 셈이다.
또 럭키증권과 태평양증권은 우선주에 대해서만 1%를 배당했고 다른
증권회사들도 대부분 0.2 5%의 저율 배당에 그쳤으나 중소형사에
속하면서도 경영내용이 견실 한 대유증권과 유화증권은 보통주 4%, 우선주
5%의 비교적 높은 배당을 실시했다.
이같은 영업부진에 따라 올해 증권업계 정기주총은 전례없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실시돼 사장이 경질된 회사만 해도 동서, 럭키, 쌍용투자,
한신, 동양, 제일, 신한,한국투자증권 등 8개사에 이르며 한진투자증권
역시 새 사장을 선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교체된 사장가운데 제일의 안상국사장은 회장으로, 신한의
임장호사장은 부회장으로 추대됐고 한진의 이태호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날
예정으로 있어 각각 경영일선에서 손떼게 됐으며 쌍용투자의 송명섭사장,
한신의 공석남사장, 한국투자의 허유사장은 뒷자리를 받지 못한 채
해임됐다.
이와 함께 럭키의 허남석사장과 동양의 한동우사장은 각각 같은
계열사인 부산 투자금융의 박우만사장 및 동양투자금융의 김병택(흙토변에
집택)사장과 자리를 맞바꾸었으며 동서의 홍인기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신설된 산업증권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