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러시아 공화국 인민대표대회는 내달 12일로 예정된 사상 최초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2일 대통령의 지위와 선거규정들을 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대통령 피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보리스 옐친 최고회의
의장에게 또 하나의 정치적 승리를 안겨줬다.
이날 크렘린궁에서 열린 인민대표대회는 대통령의 권한과 지위를
규정한 법안을 찬성 6백15표, 반대 2백35표, 기권 66표의 압도적 표차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옐친 의장은 선거일을 연기시키려는 강경 반대파들의 시도를
저지시키면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소련의 민주화 및 시장경제 전환에
대한 강경파들의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인민대표대회는 또 대통령에 보다 강력한 권력을 부여하기 위해 공화국
헌법을 수정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서는 대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헌법 수정 가능성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지만 이날 대통령 지위에
관한 법안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압도적 표결 결과는 개혁파들이
득세하고 있음을 시사해주 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옐친 의장은 공화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의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강경파 공산당원들과 옐친
반대파들은 내달 12일로 잡힌 선거일정의 연기를 강력히 모색해왔다.
군소정당인 자유민주당 후보로 나선 블라디미르 지르노프스키는
"역사상 20일만에 대통령을 뽑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으며 어떠한
야만적인 정부도 그같은 행위는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선거일을 오는
9월이나 10월로 연기할 것을 주장했으며 강경파공산당 후보인 알베르트
마카쇼프도 선거일 연기를 요구했다.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득표와 관련, 강경파들은 등록 유권자의 과반수
득표를 요하도록 하는 법률을 원하고 있는 반면 옐친 지지자들은 투표자의
과반수 확보만을 요구하는 법률을 원하고 있는데 양자 모두 최다 득표
후보가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을 경우, 최고 득표자와 차점자간의 결선
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가릴 것을 원하고 있다.
내달 선거에서는 옐친 이외에 니콜라이 리슈코프 전 총리와 고르바초프
대통령 아래서 내무장관을 지낸 바딤 바카틴이 후보로 나서며 이밖에
강경파와 군소정당인 자유민주당도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자신은 어느누구도 대통령
후보로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그의 측근인 리슈코프 전 총리와
바카틴 전 내무장관의 후보출마는 옐친의 당선을 저지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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