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하오 7시25분께 광주시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영안실 옥상에서
정상순씨(26.운전사. 전남 보성군 겸백면 사곡리 251)가 온몸에 시너를
끼얹고 불을 붙인채 5m높이의 땅바닥으로 투신, 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독하다.
강상태군(22.조선대 러시아어과 4년)등 목격자들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영안실 옥상에서 몸에 불을 붙인채 땅바닥으로 투신했으며 주위에 있던
학생 10여명이 옷을 벗어불을 끄려 했으나 불이 꺼지지 않자 수위실에서
소화기 2대를 가져다 불을 끄고 이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는 것이다.
병원측은 "정씨가 전신의 80%에 3도 화상을 입었으며 응급실에 옮겨진
직후 기도절개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수술을 받은후 하오 8시7분께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정씨가 분신한 영안실 옥상에는 시너를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반쯤
타다 남은 2리터들이 프라스틱통이 놓여있었다.
정씨는 회색계통의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있었으며 주머니안에는
전화번호를 적은 수첩 1개, 여자와 함께 찍은 사진 1장, 담배, 볼펜
1개등이 들어있었다.
고 박승희학생 대책회의측은 "정씨의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수첩에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있었다"고 밝혔으나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정씨는 아버지 정해남씨(59.농업)와 어머니 오징기(50)의
2남3녀중 차남으로 지난 84년 순천공고 토목과를 졸업한후 전남 동광양시
광양제철소에서 측량기사로 일하다 군에 입대, 제대후 보성 대륙건설에
입사해 8톤 트럭을 운전해오다 지난해말 4.5톤 덤프트럭을 사서 직접
운전해왔다.
아버지 해남씨는 "아들이 지난 3월초 덤프트럭을 처분해 이돈
1천5백만원을 가지고 1주일 전에 서울에 땅을 사러 간다고 나간후
3일전에 5백만원이 부족하니 준비해 달라는 전화를 하고는 소식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