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일 일본 여성 이은혜가 북한 비밀요원들에게 일본 풍습과 말을
가르치기 위해 북한으로 납치됐다는 일부 주장을 일축하고 일-북한 수교
회담은 한국의 유엔가입을 지지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때문에 거의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경에서 수신된 북한 관영 중앙통신(KCNA)은 이날 "이는 또 하나의
우스꽝스러운 조작극이며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공화국의 이미지를
깍아내리려는 비열한 음모의 소산"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일본 당국이 이같은 조직적인 반공산 중상모략에 가담하는
것은 일본에게나 북한-일본 관계 정상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7년 대한항공(KAL)기 폭파 사건의 주범임을 시인한 북한
여성공작원 김현희가 지난 16일 서울에서 자신을 북한공작원으로
훈련시키는데 협조한 여성이 13년 전 일본에서 실종된 이은혜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었다.
김현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경찰이 제시한 사진들 중에서 이은혜를
식별해 낼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이 사진으로 식별한 이 여인은 가족들이 지난 78년 실종신고를
냈으며 당시 캬바레 호스티스였던 다구치 예코(35)인 것으로 신원이
확인됐다.
중앙통신은 이어 "KAL기 폭파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그 사건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고 전제하고 "한국 당국은
이같이 어리석고 하잘것없는 조직적 중상모략을 즉각 중단하고 비록 때는
늦었지만 KAL기 사건이 그들 자신의 조작극이었음을 솔직히 시인,
사과하는게 좋을 것임을 충고해둔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이와함께 김현희는 자신을 "북한공작원"이라고 신분을
밝히는등 위증을 반복하는 꼭둑각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어떻게
17세때 찍은 사진으로 그 여인을 분간할 수 있고, 또 다구치양이
북한으로 올 수 있었으며, 만약 그 여성이 한국말을 할 수 없었다면
어떻게 북한에서 요원들을 교육시킬 수 있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