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군의 운구행렬을 연세대로 되돌려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시신을
안치한 강군사건 대책회의가 경찰의 저지로 무산된 시청앞 노제의 허용을
계속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당국이 당초 방침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은채
강경대응으로 맞서 강군치사사건으로 빚어진 긴장시국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와 대책회의측이 강군 노제를 둘러싸고 정면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전국에서는 28개대생 6천여명이 교내 집회를 갖고 강군의
노제가 봉쇄된 것을 규탄하며 본격적인 5월항쟁 돌입을 결의했다.
또 전대협산하 1백80여개대 총학생회장단이 오는 18일의 총파업투쟁과
국민대회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날
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노학 연대 투쟁 본격화= 이같은 분위기 속에 16일 광주에서는 지난
10일 전남대에서 분신자살한 윤용하씨의 장례식이 거행되며 18일에는
전노협등이 주축이 된 ''91 임금투쟁전국노조투쟁본부(전국투본)''가
비상전국노조대표자회의의 결의에 따라 벌이는 총파업이 있을 것으로
예고돼 학생.재야운동권과 공권력간의 충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군사건 대책회의는 강군의 장례절차진행 여부에 관계없이 광주항쟁
기념일인 18일 전국에서 1백만명을 동원 ''공안통치분쇄와 현정권 퇴진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고 대대적인 가두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며 15-18일을 ''노태우 퇴진과 공안통치 분쇄를 위한 백만학도
결사투쟁기간''으로 정한 전대협도 18일 대대적인 반 정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히는등 곳곳에서 무한 대결의 양상이 표출되고 있다.
<> 노제 재시도= " 시청앞에서 노제를 지내지 못할 경우 어떠한 형식의
장례도 치르지 않겠다"며 완강한 자세를 누그러 뜨리지 않는 대책회의측과
유족들은 경찰이 타협안으로 " 서울시청앞만 아니면 공덕동로터리 또는
여의도광장까지도 노제장소로 허용하겠다" 고 제시했으나 당초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책회의측은 당국의 불허방침 고수에도 불구하고 17일이나 18일중에
강군의시 청앞 노제를 재차 시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회의 한 관계자는 " 시신 보존문제가 걸려 있는데다 장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일반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제를 17일
거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하고 "그러나 17일에
장지인 광주에서 5월추모제 행사가 열림으로 이 날은 피해줬으면 좋겠다는
현지로부터의 요망사항이 접수돼 쉽게 단안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속에 "노제를 광주항쟁 기념일이자 `전국투본''이
주도하는 전국적인 총파업이 결행되는 18일에 치르는것이 강군 죽음의
의미를 되살리는데도 좋을 것 같다" 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방침= 정부는 15일 이상연 내무부장관의 특별담화를 통해
평화적 절차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시청앞 노제를 결코 허용할수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한데 이어 최창윤 공보처장관이 시국관련 성명을
발표,"강군의 장례식을 빌미로 극렬운동권 학생 들과 이에 정략적으로
가세하는 일부 반체제 재야 인사들이 강군 시신을 앞세우고 다니며
투쟁의 볼모로 삼고 있는 것은 반인륜적 행위"라고 비난, 강군의 시신이
시 청앞으로 들어오는 것을 강력히 차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