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발인제는 장례위원장인 문익환목사가 빈소인 명지대학생 회관에
설치된 빈소에 분향한 것을 시작으로 예정시간보다 35분 늦은 상오8시 5분께
가족과 재야인사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회관1층 소강당에서 열렸다.
발인제는 김승기명지대 민주동문회장(36)의 개회선언과 묵념이 있은뒤
강군이 활동했던 교내놀이패 ''따람''(땅의 사람들) 회원 9명이 부른
''살아오는 동지''라는 조가에 이어 문목사의 발인선언 순으로 이어졌다.
문목사는 발인선언을 통해"오늘은 강군을 땅에 묻는 날이 아니라
71년 6월 7일 시작됐던 생의 1막이 끝나고 새로운 생이 출발하는
날이다"라며 "민주 자주통일의 대장정에 나서는 강경대열사의 발걸음에
길이 영광이 빛나기를 바라면서 장도를 비는 마음으로 박수를 치자"며
박수를 요청.
문목사의 발인선언후 영결식장으로 관이 옮겨지기 시작하자 강군의
누나 선미양 (22)와 함께 검은 상복을 입고 관을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
이덕순씨는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
시청앞 노제를 둘러싸고 ''범국민 대책회의측과 경찰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화여대 입구등 운구행렬이 통과 할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도로변에는 철제 바리케이드 2백여개가 설치돼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
경찰은 이날 각경찰서별로 철제 바리케이드 20개씩을 동원, 운구행렬이
지나게 될 각도로 주변에 설치했으며 마포 공덕동로터리등 신촌에서
시청앞에 이르는 간선도로 주변에는 전경 90개 중대 1만여명을 배치.
서총련소속 결사대 5백여명은 13일 명지대강의실에서 강경대군
운구행렬의 시청진입을 막기위해 신촌로터리부근에 집중배치된 경찰병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대책을 밤새워 논의.
학생들은 이를 위해 장례일인 14일 장례식에 참가하는 학생들과는
별도로 나머지 학생들을 청량리역과 용산역등에 집결시켜 도심을 향해
시가행진을 벌이면서 현 정권을 규탄하는 대국민 선전전을 벌이기로
했다는 후문.
경찰은 이에따라 지난 9일 ''민자당해체국민대회''때와는 달리 학생들이
차도를 점거한채 시위를 벌일 경우 최루탄,물대포등을 동원한 강경진압에
나서기로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