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물가상승으로 인해 식료품비와 주거.교통비 부담등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들은 씀씀이를 줄여 살림살이를
비교적 건실하게 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거주가구 가운데 근로자가구의 작년중 월평균 소득은
89년보다 명목상 17.2%가 늘어났으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증가는
7.9%에 머물렀고 가계지출도 명목상으로는 14.5%가 늘었으나 실질로는
5.4%밖에 늘지않았다.
11일 통계청이 전국 62개시의 2천8백개 근로자가구와 1천5백개
근로자외가구등 총 4천3백개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90년 도시가계
수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거주 전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75만5천3백70원으로 89년의 65만 7천1백75원에 비해 14.9%가 늘어났으나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증가율은 5.8%에 그쳤다.
이 가운데 특히 소비지출은 68만5천6백62원으로 89년에 비해 15.4%가
늘어났으나 실질소비증가는 89년중의 20.2%보다 크게 둔화된 6.3%에
그침으로써 그간의 "과소비"현상이 뚜렷하게 진정되는 추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도시거주가구의 실질소비증가율은 지난 86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자 각 가정이 불요불급한 씀씀이를 가급적
줄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지출 규모를 고정급여를 받는 근로자가구와 상인, 경영자등
근로자외 가구로 나누어보면 근로자가구가 64만9천9백69원, 근로자외
가구가 75만7천8백11원으로 봉급생활자보다는 자영업자들의 씀씀이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시거주가구의 세금.이자.사회보장분담금 등 비소비지출은 작년중
월평균 6만9천7백9원으로 전년대비 10.8%(실질 2%)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소비지출을 비목별로 살펴보면 <>식료품비가 21만9천5백39원으로
전년대비 15.8%가 늘어난 것을 비롯, <>주거비(21.8%) <>교통.통신비(17%)
<>교육교양오락비(16.7 %) <>기타소비지출(15%)등의 지출증가율이 비교적
높았으며 <>보건의료비(11.1%) <>광열수도비(11.7%) <>피복신발비(13.3%)
<>가구가사용품(13.7%)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에 머물렀다.
이처럼 식료품비의 지출증가율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소비지출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계수"는 89년의 31.9%에서 작년중에는
32%로 높아졌으며 특히 식생활패턴의 변화로 식료품비중 주식(8.3%)이나
기호식품(11%)보다는 부식(18.8%), 외식및 기타(22%)의 증가율이 훨씬
높았다.
지난해 도시거주 전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지난해 38.69세로
89년의 38.37세에 비해 0.32세가 높아졌고 가구당 인원수는 3.99명으로
89년보다 0.03명이 감소한 반면 가구당 취업인원수는 89년의 1.38명에서
1.39명으로 0.01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월정급여나 일당 등 고정급을 받는 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4만3천2백72원, 가계지출은 72만3천35원을 기록, 가계수지 흑자는
89년의 17만3천6백57원에서 22만2백37원으로 4만6천5백80원이 늘어났고
흑자율도 25.3%로 89년의 23.6%에 비해 1.7%포인트가 높아졌다.
근로자가구 소득을 원천별로 보면 <>근로소득은 80만9천3백29원으로
89년의 69만4천5백87원에 비해 16.5%(실질 7.3%)가 늘어났고
<>기타소득(사회보장수혜및 사적부조)은 13만3천9백43원으로 전년대비
21.4%(실질 11.8%)가 늘었다.
특히 근로소득 가운데 가구주의 소득은 69만1천65원으로 16.1%가
늘어난 반면 가구원의 소득은 11만8천2백64원으로 19%가 증가, 취업증가
등으로 인해 가구주보다 가구원의 소득증가율이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