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의회연맹(IPU) 제85차 총회에 참석중인 한국대표단은 28일 저녁
만수대의사당에서 북측의 갑작스런 제의로 남북국회대표간의 비공식 회담을
갖고 유엔가입문제를 비롯, 불가침선언 채택, 각급 대화재개방안, 남북의원
교류문제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박정수한국대표단장은 윤기복북한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북측 의원단에게 "남북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 양측의
정상이 만나 기탄없이 모든 것을 논의하면 안될것이 없다"고
노태우대통령과 김일성주석간의 회담을 공식 제의했다.
박단장은 "북측이 남북의 두 제도를 인정하겠다면 유엔에 동시가입해야
한다"면서 "남북이 유엔전문기구에도 같이 들어가 있으면서 유엔가입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유엔동시가입을 북측에 촉구했다.
이날 비공식회담은 윤위원장 주최 만찬에 참석키 위해 만수대의사당을
방문한 우리측 대표단에게 북측이 갑짜기 불가침선언과 고려연방제
통일방안,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팀스피리트훈련 중단등 남북간
현안문제를 거론해 이루어졌으며 1시간 30분동안 양측이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박단장은 또 "우리가 북측을 공격할 생각도 없으며 능력도 없다"고
말하고 "북측에서 남침할 의사가 없다면 우리의 이러한 입장을 믿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측 대표단은 중단된 국회회담 준비접촉과 남북고위급회담,
적십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토록 북측에 촉구하고 남북간 긴장완화를 위해
통신, 통행, 통상등 교류협력을 먼저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윤위원장은 "연방제 통일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정부에 군사.외교권을 포함한 권한을 많이 주는 방안을
정치협상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해 그동안 북측이 주장해온
고려연방제통일방안중 군사.외교권의 연방정부 보유를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윤위원장은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제의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으며 "남측이 대화분위기를 깨뜨리고 있으며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위원장은 북한의 핵시설사찰과 관련, "북에 있지도 않은 핵시설을
시찰하겠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으며 그보다 앞서 남측에 배치된
핵무기를 사찰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완전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뒤
"유엔동시가입은 분단을 국제적으로 용인받는 분단고착화이다. 연방정부를
구성한뒤 하나의 국호로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