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최대의 의혹''으로 불리는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사건 관련피고인
들에 대한 첫 공판이 오는 29일 열림으로써 검찰수사에서 밝혀지지 못한
각종의 혹 부분이 재판과정을 통해 규명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사건 관련 국회의원들이 공판과정에서 이른바 청와대 고위층
관련 여부 등에 대해 ''폭탄선언''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감마저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에 대비한 공판대책을 마련,이미 도상연습을 마친
상태이며 첫 공판시 수사를 맡았던 대검중수부 과장 3명(부장검사)전원을
투입,재판초기에 기선을 제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의원들은 이번 재판이 자신들의 정치생명과 연결돼 있고 이
사건의 정치적 성격 때문에 나름대로 강력한 항변을 제기, 변호사 신분을
가진 신민당 소속 의원 22명등 모두 40여명을 변호인으로 선임,열띤
공방을 펼칠 것이 분명해 재판이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정태수한보회장이 수서지구 택지를 특별공급받게
해주는 대가로 의원들과 장전비서관등에게 건네준 12억5천만원이 뇌물에
해당되느냐 여부.
* 검찰, 뇌물수수 공소유지에 자신감 보여 *
검찰은 정한보그룹 회장과 이원배.이태섭.오용운.김태식.김동주의원및
장병조 전청와대비서관등간에 수서택지분양을 둘러싸고 금품이 오간 것은
명백한 사실인 만큼 뇌물수수죄의 공소유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또 수서택지분양을 가능케했던 ''외압''의 실체와 한보로비자금의
규모라는 재판외적인 부분은 공소사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설 경우 언급치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이번 재판과정에서도 외압의 실체,민자당등 정당의
정치자금수수여부,한보의 비자금규모등 의혹 부분이 밝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 변호인단 40여명 참여 법정공방 치열할듯 *
이에 대해 변호인들은 의원들은 청원접수및 처리를 고유업무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돈은 뇌물이라기보다는 정치자금으로 봐야한다며
검찰측 공소사실을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건은 주택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건설부등의
행정난맥에서 빚어진 것이기 때문에 수서사건처럼 집단민원 해소를 위해
단순동조 차원에서 빚어진 금품수수는 뇌물이라기보다는 정치자금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변호인들의 주장이다.
사실 장비서관의 경우와는 달리 의원들의 금품수수 부분에서는
정치자금 여부를 둘러싸고 다소 논란이 빚어질 것이라는게 법조계의
예상이다.
변호인들은 재판과정에서 수서택지 분양절차를 따지기 위해 홍성철
전청와대비 서실장,고건.박세직 전서울시장에 대한 증인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뇌물죄 구성요건이 포괄적인 직무관련성만을 필요로하는
데다 대법원판례도 폭넓게 직무관련성을 인정하는 추세여서 유죄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뇌물공여 부분에 대한 정회장의 진술이 법원에 증거보전돼 있어
공소유지는 문제없다는 것.
검찰은 피고인들에 대한 직접신문시 범죄사실을 조목조목 따진다는
전략에 따라 정회장 70항,장전비서관 60항,나머지 피고인 40-20항을 각각
준비해 놓고 있다.
한편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 의원들은 수감중인 서울구치소내에서
독서.면회.명상등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식사는 사식 대신 주로
관식을 먹는 한편 가급적 담당 재판부인 서울형사지법 합의30부(재판장
이철환부장판사)는 공판때마다 많은 방청객들이 몰려들어 법정소란이
벌어질 것에 대비,방청제한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