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최대공화국인 러시아 공화국의 노동자 수천만명은 26일 열악한
생활환경과 물가급등에 항의하는 뜻으로 1시간동안의 경고파업을 벌임으로
써 소련경제를 마비상태로 몰고가고 있는 소련 노동불안을 더욱 악화시켰다.
소련관영 타스통신은 이날 5천만명의 노동자들이 항의의 뜻으로
1시간동안 작업을 중단하거나 또는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경고파업은 회원이 6천만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독립러시아노조연맹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이것은 정부의
파업금지조치와 보리스 옐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의 소요중단촉구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로 분석된다.
노조연맹의 예프게니 아라포프 부의장은 "이번 경고파업은 노동자들의
열악한 사회환경과 생활수준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옐친 대통령의 본거지인 스베르들로프스크에 있는 한 대형
기계제작 공장의 노동자들은 투표를 통해 이 작업장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를 종식시키기로 결정했는데 타스통신은 87% 이상의 노동자들이 당
공장위원회의 폐지에 찬성했다고 보도 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온 백러시아공화국의 수도
민스크에서는 공화국 지도부가 노동자들의 불만을 논의하기 위해 내달
21일 의회를 소집키로 합의함에 따라 노동자들이 파업을 중단하고
작업장으로 돌아갔다.
소련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민스크시에서는 트랙터와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한공장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이 조업을 재개했으며 금주 초까지
모든 교통이 마비됐었던 백러시아철도교통의 요지 오르샤도 정상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경파업을 이끌고 있는 러시아공화국내 쿠즈바스 탄광에서는
거의 모든 광원들이 26일 파업에 참여했다고 알렉산데르 스미르노프
쿠즈바스 파업위원회 대변인이 주장했다.
스미르노프 대변인은 광부들이 지난 24일 조인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옐친을 포함한 9개공화국 지도자들의 광원파업종식
촉구성명을 비난하고 있으며 예전에 자신들의 요구를 지지했던 옐친
대통령이 이제등을 돌린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파업위원회가 옐친 대통령에게 공동성명 발표경위의 해명을
요구하는 전문을 보냈다"고 말하고 "그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 굴복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그가 우리를 기만한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옐친 의장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사임과 소련 최고회의 해산을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어느정도 무마하기 위해 연방의회와 대통령
선거의 조기실시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 고르바초프를
지지했다.
옐친이 공동성명이라는 양보의 대가로 어떤 것을 얻어냈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