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23일낮 청와대에서 박준규국회의장, 김덕주대법원장,
노재봉국무총리등 3부요인과 김영삼민자당대표최고위원, 김대중신민당
총재를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제주 한.소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뒤
김신민당총재와 단독요담을 갖고 개혁입법처리문제와 내각제개헌등
정국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대통령은 오찬후 약 25분간 진행된 김총재와의 요담에서
내각제문제를 포함한 정국운영구상을 김총재가 물은데 대해 "개헌문제는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될 문제" 라고 전제, "6.29선언에서 밝힌바대로
개인적으로는 내각제를 지지하고 있으나 국민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선제를 선언한 것"이라며 "지금 3김씨가 물러나라는 국민의 소리를
많이 듣고있으나 지난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3김에게 역할을 맡겼기 때
문에 국민의 뜻에 따라 이들이 역할을 하도록 하는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 또 잔여임기를 제대로 마치기 위해서는 민자당의 당적을
떠나야한다는 김총재의 주장에 대해 "그것은 비현실적인 얘기이며 정치는
현실과 조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이를 거부했다고 손주환청와대정무
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노대통령은 김총재가 민자당의 개혁입법 강행처리방침을 우려한데 대해
여야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번 임시국회회기중 처리해줄것을 당부하면서
"경찰법의 경우 경찰조직이 정치로부터 독립되기 위해서도 경찰위원회의
정당추천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보안법은 북한이 적화통일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는한 일방적으로 무장해제 하는 법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노대통령은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야당에 더 많은 자금이 배정되도록
해달라는 김총재의 요구에 대해서는 "여야가 협상을 통해 이번 회기중에
처리되기를 희망한다 "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김총재가 공안정국의 해소를 주장하자 "정부는
공공질서를 지키자는 것이며 의원외유사건도 여론이 악화되고 해서 법에
따라 관련의원들을 구속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에앞서 3부요인및 여야대표들과의 오찬에서 제주
한소정상회담에 대해 "소련은 남북대화, 북한의 핵안전협정가입문제,
한국의 유엔가입문제등 모든 문제에서 우리의 입장을 수용하고 이해를
했으며 양국 우호협력조약의 체결을 통해 한.소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입장을 분명히했다"고 설명했다.
노대통령은 특히 "우호협력조약의 내용은 추후 협의하겠지만 소련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등과도 체결하고 있는등 근본은 좋은
것"이라며 일부의 오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대중총재는 청와대회동이 끝난뒤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노대통령과 개혁입법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으나 기대한 만큼 진전은
없었으며 노대통령으로 부터 적극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노대통령은 14대총선에서 민자당이 내각제개헌을
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하고 "노대통령은
내각책임제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가져왔으나 대통령직선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며 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은 안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노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내각제개헌을 완전 포기하지
않았다는 나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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