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발 3대 바이어중 하나인 LA기어가 국내업체에 대한 OEM
주문물량을 급격히 떨어뜨려 일부 관련업체가 도산에 이르는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8일 부산신발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LA기어의 주문물량이 크게 떨어지자
오더를 확보하지 못한 시티라인(대표 박종효.부산 북구 학장동 180의 1)이
지닌달 폐업신고를 낸데 이어 다른 업체들도 신발생산라인을 줄이고 인원을
감축하는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시티라인은 지난 89년 설립한 종업원 1백31명규모의 회사로 89년 매출은
24억원이었으나 전량 공급하던 LA기어의 물량이 끊김에 따라 지난달
폐업했다.
LA기어측은 국내 공급선을 28개에서 18개로 대폭 줄였는데 공급선에서
제외된 업체중 아폴로제혁등은 다른 바이어들로 공급선을 교체했으나
거래선을 바꾸지 못한 업체들은 자금압박으로 도산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영산업등 일부회사는 자구책으로 업종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LA기어와의 거래를 지속하고 있는 신성화학 신진산업 성보산업등도
아직 재고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완제품 생산업체보다 부품생산업체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문을 닫은 부품
업체는 50~60개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내신발수출창구의 약 15%선을 맡고 있는 LA기어의 국내업체에 대한
신발주문량은 지난해 월평균 3백만켤레(약 4천5백만달러)선이었으나
올 1.2월에는 1백80만켤레(약 2천9백만달러), 3.4월에는 1백50만켤레
(2천4백만달러)로 지난해의 절반수준까지 떨어졌다.
LA기어의 주문이 이처럼 크게 준것은 지난해 본사의 경영권다툼과
신제품개발부진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LA기어측은 "5.6월부터 월 2백만~2백50만켤레선까지 주문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관계자들은 "주문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경영압박으로 도산하는 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LA기어의 주문감소에도 불구하고 화승 국제상사 태화 삼화등
대규모업체들이 거래선인 리복과 나이키의 주문량이 연초보다 10~20%씩
증가하고 있고 중소바이어들의 주문도 꾸준히 늘고 있어 LA기어의
주문감소가 신발경기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