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소 두나라간의 경제협력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소경협 확대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양국의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한.소경제과학
기술공동위원회"가 늦어도 내년 상반기중 제1차 회의를 개최할수 있도록
오는 5-6월중 실무협의를 갖는 한편 어업, 과학기술협력, 시베리아횡단
광케이블사업 등의 분야에서도 조속한 시일내에 구체적인 결실이 맺어질수
있도록 소련측과 협의를 벌여나갈 방침이다.
11일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정부대표단간의 회담에서 합의된
한.소경제 공동위원회가 양국간의 전반적인 경제협력 방향을 설정하고
분야별 공동위원회에서 처리하기 곤란한 사항을 협의, 조정할수 있도록
이의 설치를 위한 실무협의를 빠르면 내달중 개최키로 했다.
또 우리측이 소련에 제공키로 한 30억달러 규모의 경협자금 지원과
관련, 소비재차관 15억달러중 이미 합의된 34개 품목에 대한 수출창구
지정 및 물량협의를 5월까지 완료, 금년중 8억달러 규모의 소비재가
소련에 수출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어업자국화정책에 따라 북태평양에서의 명태조업이
불가능해 진점을 감안, 내달중 한.소양국간 어업회담을 속개하여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어획쿼터를 소련이 요구하고 있는 어선수리 및
수산물가공공장 합작투자등과 연계하여 타결짓는 한편 대소연불수출자금
지원대상에 수산가공 플랜트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과학기술협력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부설
"한.소과학기술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소련이 보유중인 기초과학 및
첨단기술 내용을 파악, 이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등 국제기구가 보유중인 소련의 기술정보를 활용하는 한편 소련과학자를
교환교수 및 정부 또는 민간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초청하는 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정부는 또 제3국과의 이원항로 등에 관한 한.소양국간의 입장차이로
지연되고 있는 부산-보스토치니간 해운직항로 개설문제를 조속한 시일내에
매듭짓는 한편 시베리아횡단 광케이블사업(TSL)의 한국과 나홋카구간의
해저광케이블사업 참여방안을 검토하되 COCOM(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의
규제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추진할 방침이다.
경제기획원의 김인호 대외경제조정실장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방한에
관한 배경설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한.소양국간의 경제교류는 지난
1월 마슬류코프 부총리가 이끄는 소련정부대표단의 방한때 전반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바 있으나 이번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층
협력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고 "특히 어업 및
과학기술분야 등 그동안 실무협상이 지지부진했던 부문에서의 양국간
협력분위기가 고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소교역규모는 수출이 5억1천9백만달러,
수입이 3억7천만달러 등 모두 8억8천9백만달러로 전년대비 48.2%가
증가했는데 올해는 대소소비재 차관제공 등에 힘입어 대소수출이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 3월말까지 약 2천3백만달러에 달한
수출미수금도 경협자금 제공으로 모두 결제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