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한 고위관리가 이 나라 산업을 마비 시키고 있는 탄광광원들의
파업을 종식시키기 위해 비상사태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제의
하고 있는가운데 지금까지 순종적이던 백러시아 공화국의 수도 민스크
에서 20만명이상의 근로자가 10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공화국 지도부의 사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는 6년전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단일 도시에서 전개된
최대규모의 파업이며 고르바초프가 지난 9일 소련 15개 공화국의 수뇌및
기타 지역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금년 연말까지 정치적 파업과 집회를
금지시킬 것을 포함한 위기극복계획을 제의한 직후에 전개됐다는 점에서
고르바초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잠정적 파업금지등의 위기극복계획이 내주 최고회의에서
승인될 것을 바라고 있으나 이미 민스크의 파업으로 추월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파업근로자들은 이날 민스크 중심부의 레닌 광장까지 행진, 정오께는
5만여명이 모여 공회국 지도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이어 저녁때
교대근무 근로자들이 정부청사 주변에 모여들어 시위를 벌였다.
파업위원회의 일원인 세르게이 안톤치크는 이날 낮근무 시간에 64개
사업장이 파업하고 저녁근무 시간에는 35개 사업장이 파업에 들어가
약20만명이 파업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또한 파업지도자들은 기자들에게 공화국 정부가 그들의 정치적.경제적
요구조건에 관한 협상을 거부하고 있기때문에 파업이 11일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러시아의 파업근로자들은 고르바초프의 사임외에 그의 각료 전체의
사임과 백러시아 공화국의회 해산, 군.경.공장의 공산당 해체,
연립정부에로의 권력이양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경제적 요구조건에는
임금인상과 공산당 재산의 국유화, 토지 개인 소유의 합법화등이 포함되고
있다.
전국적 물가인상이 계기가된 민스크의 파업은 6주전부터 시작된
탄광광원 약30만명의 전국적인 파업으로 소련의 산업이 마비상태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가운데 전개됐다.
세라핌 콜파코프 소련 금속부 장관은 이날 소련 관영 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탄광파업으로 21개의 강철공장이 문이 닫히고 다른 산업에서도
수백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소련은 탄광파업을
종식시키고 중요한 금속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비상사태의 선포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러시아인들은 인종적으로 러시아인에 가까우며 지금까지는 비교적
조용하고 크렘린당국에 충실했었다.
소련의 15개 공화국은 모두가 어느 형태로건 모스크바
중앙정부로부터의 자치를 선언했으며 특히 이번 백러시아 사태는 이들
과거에 중앙당국과의 관계가 원만했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