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초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 시중의 자금사정이 더욱 경색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신탁계정의 자금을 단자사를
거쳐 기업들에게 빌려주는 "우회대출"(브리지론)이 더욱 성행, 시중
실세금리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은행 및 단자사의 신규 여신이 계속 동결된데다 증권사 및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난까지 겹침에 따라 돈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기업들의 긴급 자금수요가 은행의 신탁계정에 몰리자 은행들은 신탁계정의
자금을 콜론의 형태로 단자사에게 대출해주고 단자사는 이를 기업들에게
다시 빌려주는 우회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콜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은행의 신탁계정에서 나오는 콜자금 1일물의
금리가 연 19.5-19.8%에 달하고 있고 단자사들이 이 자금을 기업들에게
다시 빌려주면서 마진을 덧붙이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질 조달금리는
연 20%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매월초마다 콜시장에 비교적 싼 자금을 공급해주던
보험회사들이 최근 콜자금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자금난에 빠진
소속그룹 계열사 등에 대한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이달들어 신탁계정을 이용한 은행들의 우회대출이 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돌고 있으며 이로 인해 콜금리가 여전히 올들어
최고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 단자사간 콜금리는 지난 4일 현재 연 19.5%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은행간 콜금리 1일물도 연 25%까지 치솟고
있다.
이처럼 은행의 우회대출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은 신탁계정이
통화관리 계수에 잡히지 않아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데다 연 14%에
불과한 신탁대출금리에 비해 콜자금으로 운용할 경우 상당한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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