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국민계정통계(잠정)가 엊그제 중앙은행인 한은에 의해 발표되었다.
일반에게는 흔히 국민소득통계나 혹은 GNP(국민총생산) 통계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그 이상이다.
국민계정통계속에는 국민소득통계뿐 아니라 자금순환표 국제수지표가
들어있고 산업연관표와도 연결되어 있다.
한은은 지난86년과 89년3월등 두차례의 개편작업을 통해 오늘의 국민
계정편제를 마련했다.
아무튼 이런 편제의 국민계정통계는 국민 경제활동결과를 가장 일목
요연하게, 그리고 종합적으로 파악할수 있게 해준다.
다시말해서 생산->분배->지출->생산->...이라는 끊임없는 순환과정을
거치면서 전진혹은 후퇴하는 국민경제의 흐림을 알수 있게 해준다.
결국 그것은 국민경제의 성채표와 같은 것이며 따라서 90년 국민계정
통계는 지난해 한국경제의 성적표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발표된 내용은 지난해 한국경제의 성적표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이미 짐작했던 것이지만 실질경제성장률이 9%로서 89년의 6.8%와 비교
해서 크게 높아졌으며 주로 내수와 건설부문의 급소한 신장에 힘입은
것이기는 했어도 수출과 제조업부문도 전년보다는 많이 개선되었다.
물량면에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은 지난해에 5.4%의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또 3.7%에 불고했던 제조업성장률은 8.4%로
그 속도가 배이상 빨라졌다.
그런가하면 설비투자 증가율도 건설만은 못해도 전년(15.2%)보다 높은
18.4%를 기록했고 저축률도 민간과 정부를 합쳐 총 35.3%로서 여전히
왕성한 편이었다.
지난해에 우리는 제조업과 수출의 쇠퇴, 투자의욕의 감퇴를 걱정
했고 지금도 계속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발표된 내용만봐서는 그렇게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
심각하더나 위기라고 말할 계제는 더욱 아니다. GNP성장률에서도
그렇지만 저축률과 투자율등 모든 지표에서 미/일등 선진공업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높은 수준을 견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의
그것은 여러면에서 89년보다 개선되었다.
90년 국민계정내용을 평하여 우리경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한은당국이 설명하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발표된 내용을 다른 각도에서 면밀히 들어다보면 한국
경제가 결코 건강하지 않은 면을 발견하게된다.
수출이 어느정도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수입이 더욱 급속하게
증가하여 국제수지적자가 구조적인 성격을 드러내고 있으며 게다가
물가가 심각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또 GNP성장률도 실상 지난해에 1/4분기의 10.5%를 피크로 4/4분기에
6.8%로 계속 둔화되었으며 앞서 말한 설비투자도 증가템포가 21%에서
16.7%로 저하된 가운데 올해를 맞고 있다.
(II)
지난해 한국경제가 종합성적표에서는 그런대로 괜찮았다고 해도
이렇듯 1/4분기에서 4/4분기에 이르는 흐름에서 성장과 설비투자
증가율의 감원현상을 보인것은 올해 경제를 결코 낙관할수 없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가운데 하나다.
이미 정부는 올해 성장목표를 7%로 지난해보다 낮게 잡고있지만
기업을 비롯해서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
경기회복이 아니라 심각한 불경기를 호소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또한편으로는 인플레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경제라는게 언제나 성장과 안정이 문제지만 지금 한국은 이 두가지
모두가 걱정이다.
건설과 내수는 지난 수삼년동안 우리경제를 떠받치는데 큰 몫을
해왔으나 이제 한계에 왔다고 보아야 한다.
대외의존적 경제구조인 한국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같은 역시
수출이며 수출산업의 활성화 여하에 경기가 호/불호가 좌우될것
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도 올들어 우리 수출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두자리수이상의 급속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그결과 무역적자가 기록적인 규모로 누적되어가고 있다.
결국 정부가 올해에 관심을 가져야할 경제정책의 첫번째 과제는
수출에 있으며 수출경기에서 경기회복을 찾아야할 것이다.
우리경제는 구조적으로 자본재는 물론 중간재및 원료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출증가와 더불어 수입도 그만큼 늘어나는 취약성이 있다.
또 사회간접자본분야의 애로가 크게 현실이다. 그러나 결코 새삼
스러운게 아닌 그와같은 문제점만을 탓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과감한 수출 촉진책을 강구하고 분위기를 일신해야한다.
경기가 걱정이지만 물가는 그야말로 큰 일이다. 발표된 국민
경제통계에 이용된 지난해 GNP디플레이터가 전년(5.2%)보다 월등히
높은 8.9로서 물가문제의 심각성이 이미 표출된바 있지만 지난해에
9.4%가 오른 소비자물가지수는 금년 1/4분기 3개월사이에 벌써
4.9%나 올라 그 심각성이 날로 더해가는 인상이다.
다행히 국제유가가 당분간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고 공공요금
조정도 대충 끝나 4월이후부터 연초와같은 상승세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왕에 오른 물가를 토대로 벌어질 자금협상이
곧 닥치고 기초의회 의원선거때와는 아무래도 양상이 달라질 것같은
6월의 황성의회의원선거등 대병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속에 팽배해있는 인플레 기대심기가 문제다.
물가안정을 위한 총수요관리노력을 약속대로 펴는 것은 물론이고
품목별 계층별 지역별로 수급의 안정과 유통의 원활을 도모하는 노력을
강화해야할 것이다.
행정력과 힘만으로 물가를 잡기는 어렵다. 정부와 정치가 호가고한
의지로 접근하고 하는 일이 신뢰를 회복해야 인플레 기대심리를
진정시킬수 있다.
요컨대 물가안정과 수출경기회복이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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