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된 여중생이 납치돼 기억상실증에 빠진채 섬지방으로 팔려가 1년
반동안이나 섬지역 남자와 함께 살면서 아이까지 낳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져 농어촌 총각들의 결혼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광주지검 수사결과 밝혀진 김모양 납치 매매사건은 최근 만연된 이기적
인명경시풍조와 농어촌지방 총각들의 결혼문제가 한데 어우러져 발생한
복합적인 범죄행위로 풀이된다.
김양은 납치된후 3번씩이나 되팔려 섬지역 남자들과 함께 살아오면서
아이까지 낳는등 역경속에 꽃다운 인생을 여지없이 유린당하고 말았다.
김양은 납치되기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성적등을 확인한 결과 지극히
정상적인 학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양은 또 승용차에 태워져 납치된후 이름을 알수없는 약까지 강제로
먹어 기억상실증에 빠지게 됐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속된 조규설씨(33.전남해남군 해남읍 읍내리)등 납치범 2명은
약물투여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인신매매브로커인 김덕심씨
(63.해남군 북평면 평암리)도 중매만 했을 뿐이라는등 인면수심을
여지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다.
검찰은 우선 김양을 납치해 기억상실증에 빠뜨린뒤 인신매매브로커에게
넘겨준 납치범 2명과 김양을 3차례나 섬지역 주민들에게 되판 인신매매
브로커등 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김양을 처음에 인신매매브로커로부터 돈을 주고 사 결혼을
못하고 있는 아들들에게 함께 살도록한 부모들을 형사처벌할 것인지를
신중히 검토중이다.
검찰관계자는 "일벌백계가 원칙이지만 결혼을 못하는 아들들을
생각해서 정신이상증세가 있는 여자라도 함께 살도록해야 겠다는
부모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이들의 형사처벌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의 부모들은 김양이 당시 정신및 언어장애가 있고
기억상실증에 빠진 상태여서 올데 갈데 없는 아이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가족들과 전에 다니던 학교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편 결과
김양이 납치되기전 지극히 정상적이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납치된 이후
약을 먹였거나 위협적인 환경속에서 견디다 못해 기억상실증에 빠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농어촌 총각들의 결혼문제는
도서지방에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 사건을 계기로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전남도내 진도,완도,여천,신안군등 도서지방에는 현재 결혼을 못해
애를 태우는 총각들이 각군당 1백-3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도군의 한관계자는 지난해말현재 조사한 결과 25세부터 44세까지의
미혼남녀가 1백55명인데 이중 남자가 1백48명, 여자가 7명으로 여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들 도서지방에서는 이에따라 경인.영남의 공단지역의 여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는등 결혼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도서지역에
와서 살려고 하지 않아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