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초과학연구와 첨단기술자립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국내 최초의 대형 방사광가속기가 오는 4월1일 포항시 지곡동에서
착공된다.
포항공대가 오는 94년12월말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는 이
방사광가속기는 20억 전자볼트(ev)급의 제3세대형 입자가속기로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서도 아직 계획 또는 건설초기단계에 있는 최신, 최첨단의
방사광가속기이다.
총 1천3백39억원(포항제철 7백39억원, 정부 6백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이 가속기가 준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가속기보유국이 되고
제3세대형 방사광가속기로는 건설순서와 에너지규모에 있어 세계 4번째를
자랑하게 된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광속에 가깝게 가속시켜 고강도, 고휘도의 빛인
방사광을 발생시키는 장치로 물질의 구조분석에서부터 고집적회로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기술의 개발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첨단과학장비.
이번에 착공되는 포항 방사광가속기(PLS)는 전자를 가속시키는
선형가속기, 가속된 전자가 5시간이상 3백억회 원형운동을 하는
저장링(ring), 발생된 방사광을 목적하는 곳까지 유도하는 빔라인
(beamline), 방사광의 강도와 분광휘도를 증가시키는 삽입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포항공대 뒤쪽 6만여평의 부지위에 건설되는 선형가속기는 길이가
1백65m나 되고 저장링은 둘레가 약 2백80m(직경 88m)로 장충체육관과
비슷한 크기이며 전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만도 20억 전자볼트에 달하게
된다.
방사광은 전자를 빛과 거의 같은 속도로 가속하여 원형궤도에 저장,
계속 회전 시킬 때마다 적외선에서 X선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에 걸쳐
발생하는 전자파로 지난 1947년 미제너럴 일렉트릭사의 싱크로트론(사이
클로트론을 개량한 전자가속기의 일종)에서 처음 관측됐다.
방사광을 이용할 목적으로 가속기를 처음 제작한 곳은 68년
미위스콘신대학으로 이전까지는 가속기가 가속된 입자를 원자핵과 충돌시켜
핵의 구조나 원하는 입자를 얻어내는 용도로만 사용돼 왔었다.
방사광가속기는 주로 그 기능에 따라 핵물리실험용 입자가속기에서
부산물로 발생되는 방사광을 이용하는 제1세대형, 방사광이용을
주목적으로 하여 전자파의 질과 수명을 향상시킨 제2세대형,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방사광의 성질을 변형, 가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3세대형으로 구분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방사광가속기는 1세대형이 7개국에 8기, 2세대형이
8개국에 15기등 총 23기가 건설, 운용되고 있는데 선진 각국은 21세기
경제 및 첨단과학기술분 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3세대형의 건설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3세대형 방사광가속기를 추진중인 나라는 6개국으로 92년에
미국(15억ev)과 대만(13억ev), 93년 이탈리아(20억ev)에 이어 94년에
한국과 프랑스(60억ev)가 준공할 예정이며 96년에 미국(70억ev), 98년에
일본(80억ev)이 각각 건설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40만-1백50만ev급의 가속기가
국내기술로 제작되는등 현재 10여기의 가속기가 있으나 모두가 소규모로
기초과학연구 및 첨단기술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본격적인 방사광가속기가
한 기도 없었다.
방사광가속기는 물질의 분자 및 원자단위의 구조분석, 금속 및
응집물질의 물성 연구, 화학반응의 정밀.초미량화학분석등 빛을 이용하는
전분야에 이용돼 고체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등 기초과학연구에
필수적인 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백56메가DRAM 이상의 초밀도집적회로의 제작, 재료의
표면분석 및 비파괴분석등 재료공학 전자공학등의 응용과학, 첨단산업
기술개발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등 응용분야가 실로 무궁무진
하다.
따라서 포항에 건설되는 방사광가속기는 준공후 방사광을 뽑아
실험이나 연구에 이용하는 장치인 빔라인 1백여개를 추가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돼 국내 모든 대학이나 연구소, 산업계 이용자들의 수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범국가적 공동연구시 설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