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최대 러시아공화국의 인민대표대회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일정기간 시위금지령을 철회토록 표결한 가운데 28일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서는 급진 개혁파의 기수인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 보리스
옐친을 지지하는 수만명의 군중들이 고르바초프의 사임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나 예상과 는 달리 진압 병력과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채 평온속에 끝났다.
이날 저녁 최소 5만에서 최대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옐친지지 군중들은
흩날리는 눈발을 무릅쓰고 민주러시아동맹의 주도로 고르바초프의 사임
등을 요구하는 피킷을 앞세운채 집결지인 크렘린궁 인접 마네즈광장으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시내의 주요 도로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이에 맞서
크렘린 당국은 물대포와 트럭등 수백대의 시위진압 차량과 함께 약 5만의
군.경 병력을 동원, 시내의 모든 주요 도로를 봉쇄해 시위대의 크렘린
지역 진입을 차단했다.
고르바초프의 최대 정적인 옐친을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직에서
축출하려는 고르바초프 등 크렘린 지도부의 기도를 규탄하기 위한 이날
집회가 대규모 시위군중과 진압병력간에 유혈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최근 수일간 확대되어 왔으나 시위 주동측인
러시아민주동맹과 크렘린 지도부가 다같이 심각한 사태 발전을 원하지
않아 시위는 평온속에 끝났으며 크렘린 부근에 27일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던 약 24대의 병력수송용 장갑차는 동원되지 않았다.
이날 이보다 앞서 러시아공화국 인민대표대회는 약 3주전 고르바초프가
발표한 모스크바 시내에서의 일정기간 시위금지령과 모스크바시 경찰병력의
내무부 잠정편입 조치 등을 위헌으로 규정, 철회토록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5백32대 반대 2백80의 표결로 통과시켰으나 고르바초프는
모스크바에서 시위가 끝날때까지 배치병력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으로
밝혔으며 이날 밤 시위가 종료된지 수시간후 진압병력을 태운 트럭등
차량들이 줄줄이 시내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러시아공화국 인민대표대회의 특별회의는 지난달 옐친이 TV를 통해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요구한데 따라 열린 것이며 고르바초프 계열의
공산주의자 대의원들은 이번회기에서 옐친에 대한 불신임안 통과를
기도하고 있으나 일단 28일에는 이 문제를 꺼내지도 못했으며 29일 회의는
속개된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군중들은 옐친의 이름을 연호하는 한편
고르바초프의 사임과 공산당 통치의 종식등을 요구했는데 시위대의 한
지도자는 크렘린 지도부가 병력 을 동원하는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시내에 모여 ''공포의 문지방을 넘어섰다''고 선언했으며
시위대가 들고나온 한 피킷에는 ''러시아인 동포들이여, 이제 얼마나 더
오래 고르바초프가 이끄는 공산당 범죄조직의 집권을 참아야 하는가?''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