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은 현재 변화의 필요성과 이를 순조롭게
이행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이라는 일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영국경제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지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북한, 혼란스런 변화의 전망을 엿보다" 제하의
기사에서 평양의 지도층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는 그들이 지난
46년이래 공고히 구축해온 세계에서 가장 고립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체제
가 이같은 변화에 의해 와해될 가능성때문 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양주재
한 외교관의 말을 빌어 "평양정권이 고립과 정보통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에 그들이 현재 필요로 하고 있는 대외접촉이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동구개혁의 물결로 북한의 가장 돈독하던 여러 외교적 파트너들
이 붕괴된데다 평양의 가장 중요한 무역파트너인 소련이 모든 통상거래에서
의 경화 결제를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 경제체제와 그들의 경제
적 어려움등이 모두 변화의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고급당원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주체사상교육을 받는등 끊임없는
사상통제와 엄격한 정보통제에 평양정권이 바 탕을 두고 있는 현실하에서
변화의 매개변수는 크게 제약되어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북한지도층이 심리적으로도 과거에 묶여 있는듯 보일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변화의 도정에 수많은 장애들이 가로놓여 있다면서
북한이 농업부문에서 안고 있는 난문제들이 작년의 흉작으로 크게 악화,
식량구매팀들을 중국과 다른 동남아국가들에 파견했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특히 소련의 경화결제요구에 따라 북한의 소련산 원유수입이
줄어듦으로써 에너지난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경주재 한
한반도관측통의 말을 인용, 1인당 GNP가 한국의 4분의1에 뭇미치는
북한의 이같은 소련산 원유수입감축이 "아마도 산업생산을 제약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이에따라 북한공장들은 현재 풀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북한의 부자권력세습후 김정일이 그의 지위에 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북경주재 외교관들이 내다보고 있음에도 불구,
이들중 다수가 북한주민들의 불만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폭발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북한정권의 급속한 붕괴가능성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나 급속한 재통일
의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우리는 경제적 이유
로 한반도 재통일을 연기할 수 없다. 한반도가 46년간이나 분단된 상태
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한국민의 통일열망이 지대하기 때문에 그 어느것도
심지어 1주일간의 연기조차 정당화할 수 없다"는 현 주영대사인 이홍구
전통일원장관의 말을 인용, 한반도 통일전망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