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시인''으로 알려진 재야 노동운동가 박기평씨(33.일명 박
노해)가 지난 10일 안기부 수사관들에 의해 검거됐다.
안기부는 앞서 구속된 박씨의 부인 김진주씨(36.사노맹 중앙위원)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박씨의 소재지를 추적한 끝에 이날 하오 5시30분께
서울강동구둔촌동 보훈 병원앞길에서''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의
핵심인물 2명과 함께''바네트''트럭을 타고 가던 박씨를 붙잡은 뒤 서울남산
안기부 조사실로 연행해 조사중이다.
검거당시 박씨는 차창을 발로 차 깨뜨리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내가
박노해다''`박노해가 잡혀간다''고 고함을 지르는등 반항하다 수사관들과
격투끝에 검거됐다.
안기부는 12일중 박씨에 대해 국가보안법위반(이적단체구성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사노맹 중앙위원겸 편집책인 박씨는 지난 86년 사회주의 혁명투쟁을
주도해왔던 `제헌의회(CA)그룹''과 `노동자 해방투쟁동맹''등이 당국의
수사로 와해되자 사노맹조직의 총책인 백태웅씨(28.서울대 법대4 제적)
등과 함께 89년2월 노동현장.대학가등에서 이 조직의 무장봉기를
통한 사회주의 혁명투쟁노선인''민족 민주혁명론(NDR)''을 추종하는 핵심
조직원 1백40여명을 모아 사노맹 출범 준비위원회(사준위)를 만들어
중앙및 지방조직 체제를 갖춘뒤 같은해 11월12일 서울대에서 열린''전국
노동자대회''를 계기로 출범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사노맹''결성을 공개적
으로 선언한 혐의를 받고있다.
박씨등이 주축이 된 사노맹은 그뒤 합법적인 대중선전잡지를 발간키로
하고 지난 89년1월 문공부로부터''노동해방문학사''명의의 등록증을 받은
뒤 혁명이론에 뛰어난 김사인씨(35.서울대 국문졸),조정환씨(34.")등
6명으로 공개편집진을 구성,같은해 4월부터 12월말까지''노동해방문학''
이라는 잡지에 박씨의 가명인''박노해''의 기고문 형식으로''노동해방과
민족민주변혁단계'' ''PD파의 오류와 NDR론의 복권'' ''노동해 방투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젖히는 박노해 신작시''등의 글을 실어 자신들의
혁명 이념인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의 준말인''박노해''라는 가명으로''노동
의 새벽''등 시집을 내기도한 박씨는 77년2월 선린상고 야간부를 졸업한
뒤 82년7월 서울성동구성수동 소재 (주)마그마,84년6월 경기도안양시
소재(주)안남운수에 운전기사로 취직,일해왔었다.
박씨는 지난 83년3월 현재의 처 김진주씨(이대 약대졸.구속)와
결혼했으며,사노맹사건과 관련,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안기부등
수사당국의 수배를 받아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