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도입량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어나를
우리나라 유조선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해상물동량
2억2천6백69만t 가운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인 4천9백62만9천t에
이르고 있으며 원유도입량도 지난 88년에는 4천78만t에서 89년에는
4천5백51만9천t으로 증가하는등 매년 5백만t 가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원유도입량의 꾸준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어나르고
있는 우리나라 국적의 유조선은 유공해운의 초대형유조선(VLCC) 4척
1백2만5천t(DW/T)을 비롯 호남탱카의 4척 71만4천9백t, 경인에너지 1척
7만9천9백t등 총 9척 1백81만9천t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실제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유조선이 지난해 실어나른
원유물량은 전체도입물량 4천9백62만9천t 가운데 26.5%인 1천3백16만4천
t에 불과하고 나머지 물량은 외국에서 빌려온 용선이나 외국선사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원유에 대해 국적선사들이 실어나른 비율(국적선 적취율)이 30%이하로
떨어지기는 지난해가 처음으로 지난 88년과 89년에는 31.6%와 30.9%를
각각 차지한 바 있다.
이를 다른 화물의 지난해 국적선 적취율과 비교해 보면 제철원료의
경우 71.7%를 차지, 가장 높았고 철강제품 54.4%, 비료원료 52.8%, 석탄
51.3%, 컨테이너 39.8%를 차지하는등 대부분의 해상화물의 국적선
적취율이 원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원유도입량에 대한 국적선 적취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원유도입량은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실어나를
국적 유조선은 정부 당국이 선박건조 허용시 광탄선과 풀컨테이너선에
우선권을 주는 바람에 밀려 선박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해상물동량중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2%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해운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적선
2백90척 1천1백21만t중 중동및 동남아지역에서 원유를 직접 실어나르는
국적 유조선은 9척 1백81만9천t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이들 유조선 가운데 절반 가량인 5척 92만3천t이 지난
72-75년사이에 건조된 노후비경제선이어서 이들 선박의 대체와 함께
신규선박 건조에 대한 허용이 전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5개정유사중 유공과 호남정유는 계열사인 유공해운과 호남탱커를
통해 도입물량중 30-40%선을 실어나르고 있으나 나머지 경인에너지와
극동정유, 쌍용정유 등 3개사는 거의 전량을 외국선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정부당국이 한동안 유조선사들에게 유조선 확보를 불허함에
따라 원유도입량이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국적선 적취율이 크게 떨어지는
반면 외국선사에 의한 수송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유조선대를 대폭
강화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관련업계에서 강하게 일고있다.
이를 위해서는 원유도입을 맡고 있는 동자부와 조선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상공부, 선박확보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해운항만청등 관련 당국들이
서로 상호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