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우등생으로 찬양받던 시대는 사라지고 있다.
경제가 다급해진 북방에서나 손짓해 오고 있지만 그런 실력을 우리가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의심하고 있다.
우리 자신과 선진국과 우리의 경쟁국들사이에서 한때 왕성했던
기적적인 한국경제는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그대신 한국경제에 새 주인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은 두자리수의
물가고, 경쟁력저하, 무역적자, 그리고 각계각층의 욕구분출뿐이다.
욕구는 늘어나는데 이를 채워줄 경제력은 후퇴하고 있는 구조,
이것이 갈등을 증폭시켜 한국경제가 뛰지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가 강한 경쟁력을 갖춘다면 시장개방압력이 무엇이 두려운가.
세계가 한국경제를 찬양하고 또한 경계하던 것도 한국인의 "할수
있다"는 무서운 정신때문이었다.
이것을 다시 세우지 못하면 한국은 기능올림픽을 무수히 제패하고도
선진국이 되지 못한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을 능멸한 세대가 될 것이다.
기능올림픽 제패야말로 한국의 "할수 있다"는 최초의 신호이었다.
작년 기업들의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에선 큰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내용은 주로 내수신장이었고 수출은 저조했다.
이것은 심하게 표현하면 "소경 제닭 잡아먹기"이다.
무역적자를 내면서 내수에만 의존하는 경제는 한국의 여건에선
오래갈수 없는 것이다.
인구가 4천만을 넘어섰으므로 하나의 단일시장으로는 그럭 저력
괜찮지만 내수를 경제성장의 축으로 하자면 자원이 많든가 인구가
1억이상은 돼야 한다는 설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수출의 뒷받침이 없는 내수는 우리형편에선 한계가 있다.
결국 우리의 "할수있다"는 해외부문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한국경제가 활력을 되찾아 힘차게 다시 뛰려면 방어적인 규제정책을
대폭 풀어야 한다.
규제조항들은 관의 지배가 앞선 것이며 이는 민간의 창의를
제약한다.
어차피 국경이 없어지고 있는 경제는 그런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줄수 있는 최대의 선물은 규제완화라는 말까지
있음을 귀기울여야 한다.
규제가 심한 나라가 그것을 완화하면 생활코스트가 내려가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할수 있다" 정신은 개발연대에는 불도저로
상징되었지만 이제는 연구소의 실험도구에서 찾아야 한다.
기술도입액이 기술수출액의 80배나 되는 구조에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으며 따라서 복지증대도 뒤따를수 없다.
근로의욕의 고취도 한국경제가 당면한 중대한 일이다.
일본이 서구선진국을 따라잡기까지는 서구인들보다 연간 2백시간
이상을 더 일한 맹렬한 근로정신이 있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꼭 양으로만 따질 일은 아니지만 속도를 늦추면서 선두주자를
따라잡는 방법은 하늘아래 어디에도 없다고 말할수 있다.
아태지역 GNP에서 한국은 고작 3.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66%, 중국 8.5%, 호주 6.6%, 인도 6.3%에 이은 5위이다.
이것도 못지키고 좌절한다는 것은 역사의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