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이 쿠웨이트시로 진격하며 통과하는 고속 도로상에는 불타
버린 탱크와 철조망,대전차 미사일의 발사대,포탄 상자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으며 상공에는 유정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햇빛을 가로 막고
있었다.
곳곳이 무너져 내린 도로상에는 아직 폭발되지 않는 폭탄과
지뢰등이 있어 시내로 들어가는 다국적군은 이들 장애물을 이리저리
피하며 진군을 계속하고 있었다.
도로의 아스팔트 포장은 팬케이크처럼 녹아있었고 이라크군의
퇴각하며 초토화 작전의 일환을 불지른 때문인듯 송유관들은 스파게티
처럼 흐물흐물해져 있었으며 사막으로 줄지어 서있는 전신주들이 고목
처럼 쓰러져 있었다.
도로 양편에는 민간인 차량들이 불에 탄 채로 방치돼 있는 가운데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주유소들마다 모두 형편없이 부숴져 있고 도로판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쿠웨이트 영내로 56KM까지 들어가면서 본 상점과 사무실,주택들은
약탈이나 방화를 당했으며 유리가 온전히 붙어있는 창문들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다국적군이 접근한 쿠웨이트시 교외지역에서는 쿠웨이트 망명정부가
집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연도에 나와
환호하는 가운데 일부는 지나가는 미군 병사들을 껴안거나 키스하면서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기도 했다.
미국 CBS방송의 한 특파원은 시중심가로 이르는 도로상에서
"시민들이 깃발을 흔들거나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주먹을 불끈쥐어
보였다"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록 이 도시는 한동안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한 도시임을 더욱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 특파원이 다른 일행들과 함께 미국 대사관으로 들어가면서 만난
한 쿠웨이트 인은 M-16소총을 들고서 그가 속한 쿠웨이트 경찰대가
도주하는 이라크 병사 약 4백명을 잡아 한 슈퍼마켓의 지하에 감금해
놓았다고 이야기했다.
사우디에 있는 한 쿠웨이트군 관계자는 약 3천명의 이라크 병사들의
북쪽으로 도주하다 쿠웨이트 저항군 지도자들에게 투항한 것으로 전했다.
저항군은 26일 오전 현재 일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쿠웨이트 저항군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아부 파드 대령은 미국
CBS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라크군들이 야음을 이용,25일 밤 11시께부터
화기와 차량,심이저는 일부 병사들도 버려둔 채로 무질서하게 퇴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했다.
그는 이 회견에서 이라크군들이 5천명이 시민들을 인질로 삼고
후퇴한 것으로 전했으나 미군측에서는 아직 이에 관한 정보는 없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사우디에 있는 한 쿠웨이트 군관계자는 인질수가 5천명이라고
주장했다.
파드 대령은 또 이라크가 테러 행위와 조직적인 처형을 자행했다는
다국적군의 주장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일이다.당신들이들은 모든 것이
사실로 나타났다.나는 한 여자가 큰 나이프로 찔리고 총탄 2발을 맞아
죽은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많은 시신이 쿠웨이트시의 한 스케이트장에 쌓여있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