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 김정일의 생일행사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정도였으나
김정일이 김일성의 대권후계자라는 분위기가 그 어느때보다도 성숙된
가운데 진행돼 그의 대권승계시기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다고 내외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특히 7차 당대회가 예상되고 있는 92년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각각 80회 및 50회 생일을 맞이하는 해인데다 김정일이 북한
권부에 등장한 지 20년째가 되는 해라는 점에서 금년 김정일 생일행사는
김정일후계체제를 최종 마무리 짓는 ''의식''이라는 인상을 더욱 강하게
풍겼다는 것.
특히 지난 7일자 중앙방송의 논설이 "당내부에 숨어있던 반당.
반혁명적 종파분자들과 반당수정주의자들의 책동을 분쇄, 주체혈통의
순결성을 보장했으며 김정일의 현명한 영도에 의해 빛나게 해결됐다"고
주장한 것은 세습체제 반대세력이 북한사회에 실재해 북한정권이
이를 적발.숙청했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김부자세습체제가 마무리
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 방송은 또 8일에는 현재의 시점을 ''혁명의대가 바뀌는 시기''라고
규정하고 김정일을 중심으로 영원히 운명을 같이하는 ''혈연적 연계''를
실현할 것을 촉구해 김정일 에게로의 권력이양이 가까워졌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또 북한군 제525군부대원들이 김정일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의
''맹세문''을 채택한 것은 김정일이 지난해 5월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선출됐고 <>시기적으로 49회생일에 맞춰 발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정일이 권력승계의 가장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는 군부를 거의
장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북한의 신문.방송들은 이밖에 김정일의 출생지라는 ''백두산
밀영''을 ''성지''로 표현했는데 이것은 김일성의 출생지 ''만경대''를
성지로 부르고 있음에 비추어 김정일이 김일성에 비해 손색없는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키 위한 것이고 김정일이 김일성과 거의
''동격''의 수준에 올라있음을 강조키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통신은
분석했다.
따라서 이런 점들로 비추어보면 김정일의 대권승계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를 위한 북한의 김정일 ''지도자상''부각
선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