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환자가 발생한 이래 불과 10년도
지나지않아 전세계적으로 30여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은 감염자의 경우 그 수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방법이 개발되지 않아 일단 걸리면
면역능력이 떨어져 결국은 사망하게 되는 이 병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감염자가 1백명을 돌파, 1백27명에 달하고 있으며
1월에만 4명의 감염자가 새로 발견돼 적극적인 예방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관련 최근 대전에서 개최된 대한약사회 학술대회에서 미템플대의대
서병세교수는 "면역학의 최근동향과 전망"이라는 특별강연을 통해 AIDS의
원인과 증상,진단 및 치료방법등을 소개했다.
서교수는 "AIDS는 일단 진단을 받으면 평균생존기간이 불과 11개월밖에
안되며 사망률이 1백%인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전제하고 "지난해 11월1일
현재 환자가 14만9천4백98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환자의 62%인 9만2천4백1명이 이미 숨졌다"고 밝혔다.
미캔사스대와 마이애미대에서 각각 미생물학과 의학 박사학위를 받은
서교수는 AIDS의 원인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로서 이 바이러스는
중앙아프리카에 사는 초록색원숭이가 지니고 있는 SIV라는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등의 과정을 거쳐 인체에 전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HIV의 전염경로는 성적접촉, 수혈을 통한 전염과 감염된 산모에게서
태어나는 신생아의 경우등 모두 3가지로 다행히 이외의 전염경로는 아직
없는 실정.
서교수는 일단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수주일 후 독감증상과 같은
미열, 두통, 근육통이 나타나지만 이 증상은 수일내에 없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무심히 지나치게된다고 밝히고 혈액검사의 경우에도 감염후
12주일이 돼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기간동안 감염자가 헌혈을
하거나 성관계를 갖게되면 남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병의 감염형태가 크게 세종류로 나뉘며 동성연애자,
마약남용자들로 인한 선진국형의 경우 감염자의 남녀 비율이 10대1 또는
15대1로 나타나고 있으며 환자수는 총인구의 1% 미만으로 미, 서유럽, 호주,
남미 일부국가등이 이에 속한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이성연애를 통한 감염으로 환자의 남녀비율이 1대1로 환자수가
총인구의 1%(경우에 따라 20%)가 넘으며 아프리카, 카리브해 국가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세번째는 주로 해외여행이나 오염된 혈액수입등으로 발생하는
감염경로로 환자의 수가 극히 적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와
태평양지역국가들이 이에 속하는데 따라서 우리나라는 청소년교육,
해외여행자교육, 마약남용방지 등을 통해 예방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내국인간의 성적접촉으로 인한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무질서한 성관계를 막는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교수는 "전세계 의학팀들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치료제의 경우
AZT등의 일부 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아직 완전한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고있다"고 말하고 "치료제보다 더 중요한 예방백신도 여러 종류의
제제가 동물 또는 인체를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고 있으나 완전한
면역능력을 지닌 예방백신이 나오려면 앞으로 10년정도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