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과 과소비추방운동,국회의원 뇌물외유사건과 수서택지특혜
분양,걸프전등 국내외 경기침체등을 반영,설날을 앞둔 서울시내 유명
백화점과 시장의 매출 실적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다.
설날 대목으로 볼 수 있는 설날전 7일간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액은
평일에 비해 10-20% 늘어나는데 그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남대문,동대문시장등은 예년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명동 M백화점도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를''설날 큰잔치''기간으로 잡아
매출목표액을 전년대비 25%늘린 72억원으로 잡았으나 목표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매출 신장세를 20%로 비교적 낮게 잡은 명동
L백화점도 2백30억원을 넘기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각 백화점이 매출목표를 20%쯤 늘려 잡았으나 지난해의
물가 상승등 제반 요인을 감안할 때 높게 잡은 것으로 볼수 없으며 따라서
올 매출 목표액은 증가한 것이 하나도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L백화점 이남수홍보과장(32)은"걸프전이 터진 지난달에 이어 설날이 낀
이번 달에도 매출액으로만 따지면 작년보다 20%의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물가와 원가상승등을 고려하면 판매경기는 약보합세"라고 말했다.
*** 백화점 약간 붐비고 시장은 찬바람 ***
걸프전의 충격에서 벗어나 2월들어 약간의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H백화점과 G백화점등 강남일대 백화점들도 설날대목으로는 저조한
판매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걸프전 직후 매출액이 10-30% 감소해 설날특수에 기대를 걸었던
H,G백화점은 평소에 비해 매출액은 20%가량 증가하고 있으나 식품을 제외한
일반매장을 찾는 고객수는 평소와 다름이 없으며 전체 고객수 역시 평일보다
약간 붐빌 정도라는 것.
고객들이 찾는 상품도 갈비나 굴비등 10-20만원대의 고가식품과
의류가 많이 팔렸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2-3만원대의 참치,김,젓갈등
중저가 식품,치약.비누세트 등 잡화,내의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명동 L백화점 지하 식품부의 이모씨(36)는"지난해 20만원을 호가하는
데도 손님 들이 줄을 이었던 굴비가 올해는 작년 실적의 40%밖에
판매하지 못한 반면 1만5천-2 만원대의 김 선물세트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15-20%가 늘었다"고 밝혔다.
명동 M백화점 식품부 신용인대리(35)는"갈비의 경우 가뜩이나
팔리지 않는 판에 국세청 직원이 상주,10개이상을 구입하는 개인이나
회사를 감시하는등 공직계의 사정 바람으로 지난해의 10%밖에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날 특별상품으로 5만원대 중가제품을 마련했던 잠실 L백화점도
고객들이 3만원이하의 내의류,식품등을 주로 찾는 바람에 특별상품의 매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남대문,동대문등 재래식 시장의 구정 불경기는 백화점들보다 훨씬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말 과소비 억제운동과 범죄와의 전쟁등 사회분위기의 위축과 함께
경기침체에 들어간 남대문시장의 1만3천여 점포들은 올들아 걸프전의 여파로
매출액이 격감한 데다 설날 대목을 맞아서도 좀처럼 경기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기획주임 백승하씨(33)는"중저가 브랜드의 출현에 밀린 탓도
있으나 남대문의 주요 상품인 의류 판매량이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에도
불경기를 반영,70% 감소했다"며 "앞으로 있을 대공산권 수출의 호조와
걸프전 종식에나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평화시장의 의류 업체들에도 전반적인 불경기의 타격이 커 경영악화나
도산위기를 호소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
평화시장 안 W맨 양복점주인 김관섭씨(36)는"구정특수기에도 불구하고
상품거래가 활발치 않아 시장 경기는 작년의 3의1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어
파산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과 경동시장등의 제수용품 판매상황도 지난 해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동대문의 M백화점에 제수용품을 사러나온 박민화씨(38.주부.성북구
돈암동)는 "몇몇 농수산물을 빼고는 피부로 느끼는 물가가 지난해보다
3배이상이나 뛰어 장바구니 경제도 긴축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뇌물수수
사건등으로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까지 가라앉아 이번 구정은 별다른
준비없이 차분히 지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