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미사일공격등으로 사우디의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과 외무부가 사우디현지 근로자 철수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근로자들의 철수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 사우디 철수불가 방침으로 회사측 곤경에 ***
현대건설은 5일 현지 공사현장에 파견된 직원,근로자 7백90명 가운데
철수를 희망하는 직원및 근로자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으나 사우디당국이
전시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로"근로자를 철수시킬 경우 공사지연으로 인한
일체의 책임은 현대측에 있다"며 공사를 계속할 것을 고집하고 있어 회사
단독으로 근로자들을 철수시킬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는"기업이 독자적으로 근로자들을 철수시킬 경우 대규모 공사를
포기해야하는 불이익외에 철수비용,근로자 노임등 일체의 부담과 책임을
회사측이 떠안게 돼 엄청난 재정적 손실이 예상된다"며"근로자,직원들의
철수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사우디당국과 외교교섭을 벌여줄 것"을
촉구했다.
현대측 관계자는 이를 위해 정부당국이 철수권고가 아닌 철수지시를
내려야하며 가능한한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근로자들의 철수를 지원,
현지 건설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사우디내 24개 공사현장에 직원 2백90명,근로자 5백명등 모두
7백90명을 투입,국내 건설업체중 가장 많은 19억불 규모의 공사를 벌이고
있다.
외무부측은 이와 관련,근로자 철수문제는 사우디 발주처와
현대건설간의 계약상의 문제인 만큼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위험지역으로 지정되면 현지공관장의 판단과 지휘아래 양자간의
의견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이라크접경지역인 사우디 동북부의
근로자들을 중부의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등 적절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또 인건비가 비교적 싼 방글라데시인,인도인등 모두
2천6백40명의 제3국인을 고용하고 있다면서 회사측이 한국 근로자들을
철수시킬 경우 제3국인 근로자철수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는 특히 마땅한 항공편이 없어 근로자들의 철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면도 있다고 지적,정부당국이 보다 많은 특별기를
현지에 파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계약상 문제 개입 못한다" 밝혀 ***
정부당국은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특별기를 파견했으나 철수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에 비하면 특별기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현대측은 밝혔다.
현대는"정부측이 1,2,3차 특별기 파견때와 달리 걸프전 개전직후부터
크게 오른 특별전쟁보험료를 회사측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정부당국의 무성의한 태도가 근로자들의 철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외무부는 1,2,3차 특별기파견의 경우 대부분의 철수대상자가
교민이었기 때문에 정부당국이 전쟁보험료등을 부담했던 것이나 4차
특별기는 현대건설근로자들의 철수를 위해 마련된 것인 만큼 해당업체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