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3세경영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다.
그동안 2세총수의 우산아래 경영수업단계에 있던 3세들이 최근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 후계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아직 2세들의 경영권이양도 흔치 않은 우리기업의 짧은 역사에서
3세의 부각은 때이른 감도 없지않다.
그러나 최근 코오롱그룹이 이웅열 기획조정실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시켜 후계체제를 공식화한 것에서 보듯 이미 일부기업에서는 대권
승계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한국기업의 창업3세 시대도
멀지않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3세경영인의 선두는 두산그룹 박용민회장(59)이다.
두산그룹의 창업은 박회장의 부친인 박두병 회장에 의해 이뤄졌으나
그 출발은 조부조인 박승직씨가 설립한 "박승직상점"에 있다.
지난 81년 취임한 박회장에 의해 이미 3세경영의 틀을 갖춘 두산은
벌써 4세가 경영수업에 들어가고 있다.
박회장의 장남인 정원씨(29)가 지난해 미국유학을 마치고 두산산업
동경지사의 사원으로 입사, 근무하고 있다.
3대에 걸쳐 장자승계원칙을 지켜온 두산의 차기 경영권은 이제 경영
수업을 시작한 박회장의 장남에 돌아갈 것으로 보여진다.
박회장의 형제들인 용오씨(54)는 두산산업 회장겸 그룹부회장으로,
용성씨(51)는 동양맥주 부회장으로 그룹경영을 실제 관장하고 있으며
용현씨(48)는 서울대의대 교수로, 용만씨(36)는 두산식품 이사로 근무
하고 있다.
럭키금성그룹도 3세경영의 구도를 구체화하고 있다.
구자경 회장(66)의 장남인 본무씨(46)가 89년 그룹부회장에 올라
대권승계 채비를 이미 마쳤다.
창업자의 장손으로 럭키금성그룹을 이끌 간판 3세로 부각되고 있는
구본무 부회장은 연세대와 미 애시랜드대를 졸업, 지난 75년 럭키
심사과장으로 입사해 금성사 이사/상무, 기획조정실 전무/부사장을
거치면서 오랜 경영수업을 받았다.
지금은 그룹부회장과 럭키금성 프로야구단 및 축구단의 구단주를
맡으면서 그룹경영의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회장에게 올라가는 모든 서류는 구부회장을 거치며 계열사 사장 및
부사장들과의 회의도 주재, 사실상 경영권의 상당부분을 직접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회장 취임과 함께 89년 1월 전경련 부회장으로 선임돼 대외적인
모양새도 갖췄다.
구부회장의 동생들인 본준씨(42)는 계열사인 희성금속 감사로, 본준씨
(40)는 금성사 이사로, 본식씨(33)는 관련업체인 한국엥겔하드사
부장으로 있다.
지난 21일 코오롱그룹 부회장에 오른 이웅열씨(35)는 창업자인 이원방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이동찬 회장의 외아들이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아메리카대를 나와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85년 (주)코오롱의 뉴욕지사 근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89년 전무승진과 함께 그룹기획조정실장을 맡아 경영관리 및 신규사업
추진업무를 전담, 대권승계준비를 해오다 부회장 승진으로 본격적인
경영일선에 나섰다.
이부회장의 전격 승진에는 내년이면 칠순에 이르는 이동찬 회장의
나이에 대한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여 앞으로 그룹경영의 전반을 직접
지휘 관리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