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의 이라크 공습은 일단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개전과정에서 이라크는 예상외로 무력했고 현재 전황은 미군측의 일방적인
페이스대로 진행되고 있다. 짤막한 방송연설이 있었다고 하나 계속 침묵을
지키는 후세인, 무방비에 가까웠던 주요 전략거점,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하겠다던 호언과 군사상식에 맞지않는 대응등 의문은 한두가지
가 아니다. 개전당시 이라크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몇가지의 의문점을 추적해 본다.
<>후세인의 침묵 : 바그다드 공습이 시작된 것은 17일 상오 2시 40분경
이었지만 정작 후세인 대통령의 성명이 이라크 국영방송을 통해 나가기는
이날아침 6시.3시간반 가까이 이라크방송은 코란을 계속 내보내고 있었다.
더구나 대통령 자신이 텔레비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성명발표
3시간후인 상오 9시. "개전의 준비는 모두 갖추었다."고 가슴을 폈던
후세인은 바그다드의 관저에 폭탄이 날아들었을때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리비아가 미군기의 공습을 받았던 때도 카다피가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하루이상 걸렸던데 비하면 빠른편이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후세인의 소재다. 측근들은 그가 관저에도
사저에도 없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 가장 유력한 설은
군사공항 가까운 별저에 피난하고 있으리라는 것. 위험할 경우, 이
공항으로 통하는 비밀 지하도를 거쳐 전용 헬리콥터로 탈출이 가능하며
이곳에는 거대한 지하 사령부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심야의 공습이 한바탕 지나가고난뒤 후세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철저
항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그를 직접 목격했다는 서방측 기자의
얘기도 있고 보면 혹시 그가 "가짜 인물"을 내세워 양동작전을 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카이로의 한 군사 소식통은 귀에 거슬리지 않는
정보만 보고해온 후세인 주변 참모들의 구성으로 보아 지휘계통에 모종의
혼란이 개제돼 있을 것으로 풀이한다.
<> 무방비의 전략거점 : 이라크의 일부 공군기지는 반 지하요새화 되어
있고 공항 활주로는 두께 7미터의 콘크리트로 상당한 저항력을 갖고있다.
이라크는 프랑스제 대공미사일인 로랑1,2등 3천개의 유도탄과 적외선
추적 소련제 샘7 미사일 4천개외에 대공 기관포와 고사포 수천 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군이 첫날 공습에서 불과 2,3대의 항공기를 잃었다는 점에서
이라크의 방공체제가 클로즈업 되고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무방비 보다는 미군의 공격이 극히
정확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미국방부 소식통은 약 3시간에 걸친
제1차 공습에서 1만 8천톤의 폭탄이 투하됐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의
히로시마(광도) 원폭 한개와 맞먹는 양이다. 9백 킬로짜리 폭탄 한개는
지상에 깊이 20미터, 직경 20여 미터의 커다란 구멍을 낸다.
이 정도의 폭탄은 중형 빌딩 한개를 날릴수 있는 위력을 지닌다.
뿐만 아니라 공격목표에 따라 폭탄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라크군의
반격능력 여부를 따지기 보다는 과연 "싸울 태세가 되어 있었느냐"는
점을 먼저 알아보는 편이 나을것 같다.
바그다드 공습을 마치고 귀환한 조종사들은 한결같이 지상으로 부터의
저항이 생각보다 형편없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어떤 이라크 항공기는
공중전에서 격추될까봐 꽁무니를 빼더라는 얘기도 있고보면 후세인의
큰소리가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나 쉽게 이해된다고 일본신문들은 밝혔다.
<> 미치지 못한 미사일 : 이라크는 이번 개전에서 스커드 미사일 5기를
사우디에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어느것 하나 목표에 도달했다는
얘기는 없다.
분만 아니라 이스라엘에는 단 한개도 쏘지 못했다.
이점에서도 미군의 첨단기술이 개가를 올린 것으로 일본의 항공 평론가
세키가와씨는 평가했다.
미군은 전파의 발신원을 향해 날아가는 특별한 미사일 햄을 이용,
이라크내의 레이더망을 파괴한 것 같다고 그는 분석한다.
< >전쟁목적의 차이 : 우선 제1 라운드에서 미군이 "성공"했다면 이라크측은
"오산"으로 크게 당했다. 이 정도는 처음부터 각오한 것이라면 문제는
지상전등 앞으로 전개될 지구전에 관심에 쏠린다. 하지만 이번에 나타난
이라크측 반응은 너무나 느려 한심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말했다. 애초 대미항전에서 승산이 희박한 것으로 본 이라크는 이를
"성전"으로 치부, 아랍권 전체의 단결을 노렸다. "신은 위대하다"는 외침이
유일한 방패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전쟁이란 힘 있는
자가 이기는 "합리적인 행위"이고 보면 민족의 차이보다는 승패관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따라서 현재의 전과만 놓고는
단언할수 없고 다소 시간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게 일본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