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페르시아만에서 미국등 다국적군인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개시됨에 따라 올해 경제운용의 최대 역점을 경제안정기반 확보에
두어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성장률을 다소
낮추더라도 인플레방지에 총력을 경주할 방침이다.
17일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페르시아만에서 개전이 이루어질 경우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보고 전쟁의 전개양상에
따른 "가상시나리오"를 토대로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성장, 물가, 국제수지, 수출 등 거시경제의 운용계획을 전면
손질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이 1개월이상 장기화되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이상으로 폭등하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 국내유가의
추가인상및 파급효과 등으로 인해 물가안정 기반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고
경제시책의 최우선적인 중점을 물가상승 억제에 두어 당초 목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8-9%의 "한자리수 물가" 달성은 어렵더라도 상승폭을
최대한 낮출수 있도록 인플레방지에 주력키로 했다.
정부는 이 경우 전반적인 세계경기의 침체 및 수출부진으로
인해 당초 GNP(국민 총생산) 실질성장률을 7%로 잡았던 올해 성장목표도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5% 내외로 하향조정하는 한편 국내
원유도입단가의 상승으로 인한 국제수지 방어에도 힘쓰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국내 원유도입단가를 평균 25달러로 잡고 연간
국제수지적자를 30억달러선에서 억제할 계획이었으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가 상승할때 마다 약 3억7천-3억8천만달러의 외화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데다 수출부진 등을 감안하면 당초 70억달러로
잡았던 무역수지 적자가 약 1백20-1백30억달러규모(통관기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 개전이후의 국제유가동향 등을 면밀히 검토,
적절한 국제수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그러나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1-2주
정도의 단기간에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경우에는 현재 공급이 중단되고 있는 하루 4백50만배럴규모의 이라크
및 쿠웨이트의 석유생산이 재개되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저
15-16달러선까지 폭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단기간내에 종전이 이루어진다면 세계경기 및
국내경제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이 경우에는 전반적인
경제운용계획을 손질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