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쩡판즈(60). 중국의 현실과 체제를 미묘하게 풍자한 '최후의 만찬' 그림으로 아시아 현대미술 작가 중 가장 높은 경매 가격(약 250억원)을 기록한 남자. 제 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공식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 오후 4시. 그가 수백 년 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건물에 나타났다. 거대하고 신비로운 대작들을 들고. 그것도 일본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와 함께.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기간 중 곳곳에서 열리는 수십 개의 전시 중 '꼭 봐야할 톱3'로 꼽히는 전시 중엔 쩡판즈의 'Near and Far/ Now and Then(가깝고 먼/지금과 그때)'가 있다. 16세기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수녀원으로 쓰이던 '스쿠올라 그란데 델라 미제리코디아'가 거대한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들어서자마자 웅장한 기둥과 어두운 조명들 사이로 빛나는 그의 작품들이 마주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직물을 짜낸 '태피스트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을 의심하며 가까이 다가가면 물결치는듯 덧바르고 채색한 그만의 독창적인 기법이 눈을 사로 잡는다. 이번 전시엔 구상적 표현을 반복해 추상을 재정의하려는 쩡판즈의 야심작들이 집약돼 있다. 그의 새로운 기법은 인상파 화가를 떠올리게 한다. 동양과 서양의 익숙한 도상들을 그만의 해석으로 만들어냈다. 모나리자, 인상파의 빛, 해골 도상 등이 그렇다. 기독교와 불교, 도교의 도상 이미지도 넘나든다. 하나의 색이나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에만 30가지 이상의 밝은 안료가 쓰였다. 습식 기법을 적극 활용해 전통적인 회화의 아름다움과 공예의 멋까지 동시에 구현했다. 1층에 걸린 두 점의 대작을 지나 2층으로
'미술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자 미국 추상표현주의 거장.'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20대 초반 미국에 정착한 빌렘 드 쿠닝의 이야기(1904~1997)다. 그의 이름에 따라붙는 수석어는 또 있다. 현재 미술 시장에서 가장 비싼 그림 2위 (약 4474억원) 기록을 갖고 있는 20세기 최고가 기록의 화가라는 사실. 추상화로서는 드물게 피카소, 모네, 고갱 등의 그림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그의 그림은 힘차고 강렬하다. 어두운 색감으로 표현한 여인 그림들로 먼저 유명해졌다. 어린 시절 뉴욕 불법 이민자로 건축 현장의 페인트공으로 시작해 뉴욕 아방가르드 작가들과 친해지며 전업작가가 된 드 쿠닝. 1940년대까지 주로 인물화를 주로 그리던 그는 이후 여러 차례 스스로를 깨고 나왔다.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끌어들이는 한편 전통적인 화풍에서 벗어난 추상적 형태, 작가의 감정이 깃든 붓질로 '추상표현주의', '액션 페인팅' 장르를 열었다. 이후엔 간결한 선과 밝은 색채의 대형 추상들로 잘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 이주자 출신 미국인 작가'로만 알려졌던 그의 전성기 시절을 뒤흔들었던 이탈리아의 영향을 집중 조명하는 최초의 전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지난 17일 개막했다. 제 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맞춰 '빌렘 드 쿠닝과 이탈리아(Willem de Kuning E'Ltalia)라는 제목으로 문연 이 전시는 첫날부터 전 세계 미술관 관계자와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단숨에 최고 화제의 전시로 떠올랐다. 드 쿠닝은 1959년과 1969년, 10년 간격으로 이탈리아를 두 차례 방문했다. 이 여행은 그의 드로잉과 조각 영역에 강렬한 영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