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감귤이 무더기로 썩어가고 있다.
작황이 부진한 탓에 산매가격이 급등한 제주산 감귤이 산지인 제주도에서는
가공용으로 수매된 감귤중 엄청난 양이 그대로 야적된채 부패 변질되어 가고
있다.
*** 악취마저 극심...마땅한 보관장소 없어 ***
북제주군 한림항과 남제주군 함덕해수욕장등 항구와 바닷가 백사장 및
대형농장등에 마련된 제주도내 20여군데의 야적장에서는 수매된 감귤이
20kg들이 자루로 수만부대씩 쌓여있으며 상당수 지역에서는 감귤썩는
냄새로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다.
9일 농협중앙회 제주도지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제주도에서
육지로 반출되지 못한채 야적 보관중인 가공용감귤은 모두 1만1천3백90톤
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0월 중순부터 12월말까지 롯데칠성음료와 해태음료등 국내
13개 감귤가공업체가 재배농가들로부터 사들인 감귤 10만5백23톤의 11.3%
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마땅한 보관장소를 찾지 못해 야적장에서 부패변질되어 가고 있는
이들 가공용감귤은 모두 롯데칠성(7천8백톤)과 해태음료(3천5백90톤)
2개업체가 사들인 것이다.
가공용감귤의 야적부패는 감귤수매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그 파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해거리현상(풍/흉년이 번갈아 가며
되풀이 되는 것)으로 작황이 부진한 90년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0년산 제주산 감귤의 생산예상물량은 49만2천톤으로 89년의 74만
6천4백톤보다 34%가 줄어들었으며 가공업체들에 배정된 수매물량도 자연
89년의 17만2천6백86톤보다 26.6%가 적은 12만6천8백톤에 불과했었다.
제주농협과 업계관계자들은 가공용감귤의 이같은 대규모 야적 부패
사태가 <>흉작을 의식한 가공업체들의 초기수매준비소홀 <>농가의
12월중 집중 출하 <>보관 운송수단의 부족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산감귤의 가공용수매가격은 작년 11월26일부터 3.75kg당 1천4백
32원을 적용, 89년의 1천13원보다 41.4%가 인상됐으며 도회지에서의
산매가격도 급등, 지난 4일 현재 서울가락동시장의 경락도매가격이
상품 1상자(15kg)당 2만1천원에 달해 작년 같은기간의 거의 2배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