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방에 대해서 두가지 방향의 접근을 느끼고 있다.
하나는 외부에서 오는 개방압력이다.
다른 하나는 개방은 안하고는 못배기게 된 우리내부적인 절박한 필요가
점점 성숙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외부압력은 다시 두가지 서로 다른 차원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GATT I관세무역일반협정)의 우루과이 라운드다.
일단 우루과이라운드는 실패하고 말았다.
둘째는 미국의 쌍무적인 개방요구다.
지금의 기세를 보면 다자간협정인 우루과이라운드가 제대로 타결을
보든지 못보든지에 매이지 않고 미국의 대한개방요구는 점점 더 거세어질
듯하다.
미국과 EC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을 놓고 일단 적대적위치를 서로
확인했다.
지난번 브뤼셀회담의 실패는 동구경제문제와 대이라크전운이라는 두가지
긴급사정만 없었더라면 미/일/EC 3대경제권의 중상주의적 반일을 최대의
세계문제로 뚜렷이 부각시켜 놓았을 것이다.
미국의 눈에는 이 전쟁에서 한국은 일본의 동맹국으로 비치고있다.
현안의 한미관계의 핵심에 놓여있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한국무역의 지역별 구성을 보면 수출은 미국에 35%, 일본에 20%를
의존하고 있다.
이두나라의 비중은 총 수출에서 55%를 차지한다.
한편 수입은 일본에 30%, 미국에 25%를 의존하고 있다.
수입에 있어서도 이두나라에의 의존비중은 합해서 55%이다.
이 두사실을 종합하여 총계를 내보면 우리경제는 일본에서 10을 사다가
미국에다 10을 파는 예제를 가지고 있다.
만일 대미무역상의 개방이 GATT협상에 따르는 개방문제보다 현실적으로
더 긴급한 과제임을 인정한다면 이 문제를 푸는 것은 한미 쌍무회담으로는
불충분하다.
이것은 한/미/일 3국간의 문제이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이 사실은 더욱 절박해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미 개방문제는 실제로는 한/미/일 3국의 경제협조 체제의
새로운 모색을 불가피하게 한다는 점을 이 세나라가 공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의 압력을 받아서도 안되고 그럴 이유도 없으며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이것의 해결에는 구체적으로 기술자원의 특징국가 독점아닌 국가간
합리적 배분이란 촉매제가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미국이 한국에 기술을 양여함으로써 현재 한국인구의 17%을
차지하는 농민의 수를 반감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한국은 적극적으로
미국농산물에 대해 시장을 개방할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여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고 그 생산여력은 일본에의
수출에 의하여 흡수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적 개방압력과는 별도로 한국은 자발적으로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밀고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경제는 개방하지 않으면 여기서 끝난다.
아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60년대초의 출발점으로 후퇴할수 밖에
없는 것이 분명하다.
서비스산업도 그렇다.
제조업도 그렇다.
다른 모든 나라가 중상주의적 신보권무역주의를 심중에 심중에 깔고 서로
개방하라고 아웅다웅 다투는 동안 우리는 오히려 솔선해서 관세/비관세
장벽을 허물어간다는 방향을 잡는 것이 한국경제발전의 가장 유효한
장기전략일수도 있다.
1997년에 홍콩은 없어진다.
홍콩 10배 크기의 자유무역국을 구상하여 나가봄직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