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발신의 한 보도는 북한이 한국기독교계가 지난7월 북한에 보낸
"사랑의 쌀" 8백톤을 내년 1~2월께 한국측에 반송할 계획임을
전하고 있다.
만일 이 보도대로 북한이 행동한다면 또 이 보도가 쌀전달창구인
조선금강산 국제무역개발회사회장 박경윤씨의 말로 인용한 북한측의
반송이유를 읽고 새삼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다.
그것은 한국의 일부 언론이 "비공개/비보도"조건을 어기고 과장
보도함으로써 남북간의 신뢰를 깨뜨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설사 보도가 북한측 주장대로 비공개조건을 어긴것이라해도
그게 어째서 인도적으로 돕겠다는 뜻으로 보내진 쌀을 꼭 반송해야하는
남북간 신뢰의 손상이 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쌀의 필요가 없어졌다면 그런대로 이해는 된다.
그런데 외부세계에 알려진 북한의 식량사전은 윤택한것이 못되며
해마다 중공 소련 태국등으로부터 60만~70만톤에 달했던 식량수입이
보유외화의 부족으로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나아가 어처구니 없는것은 북한이 반송하는 이쌀을 "남한의
3백30만명의 절대빈곤층"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하고있다는 대목이다.
이는 남한의 기독교계에 의한 "사랑의 쌀"전달을 북의 약점을
찔러 이데올로기상의 선적효과를 얻으려는 남의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북이 보고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기독교계가 보낸 "사랑의 쌀"에 대해 북한측이
남한으로 반송하겠다는 생각을 철회하는것이 인도적 지원에 보답하는
문명세계의 어른스런 대응이며 또 남북관계의 개선에도 도움되는
일이라 생각하는것이다.
민간기관이 순수한 인도적동기에서 보낸 쌀을 그것이 언론에
공개됐다는 이유만으로 반송한다느니, 또 남측의 절대빈곤층에
전달하라는 북의 반응이 웅변으로 말하고있는 사실은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한간의 대화나 교류가 얼마나 어려운것인가 하는것이다.
냉전구조의 해체로 유럽에 있어서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
분단된 동서독일이 평화적으로 하나의 독일로 통일된 올해
1990년은 한반도에 있어서도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움직임이 전개된
한해였다.
지난 3차총리회담에서 합의라는 결실이 없었어도 이러한 과거
북측의 행동, 그리고 대남적화 해방이라는 공산정권의 통일전략에
대해 남이 보고있는바를 기탄없이 솔직하게 토로함으로써 긴장완화와
통일에 대한 남의 생각과 입장을 북에 충분히 알렸다는것은 어느
의미에서 "불합의의 합의"에 도달한 성과를 얻은것이라 할수도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접근전략과 관련해서 우리가 정부와 일반국민에 가져야
할 자세로 바라는것이 있다면 그것은 절대로 조급하게 덤벼서는
안되며 또한 북에 대해 절상을 버리고 냉철하게 접근하라는 것이다.
동서독일이 평화통일 되는데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독의 경제력이 있었지만 동서독간에 꾸준한
대화교류가큰 밑거름이 됐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3차례의 총리회담이 어떤 남북간 합의에도
도달하지 않았다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특히 북이 우리와는 달리 정보가 폐쇄된 체제이고 따라서 북의
민중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 초보적인 경험이나 이해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북에 관한 절상에 빠지는 실수를 예방할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력의 우위없이는 남북의 평화적
통일에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취할수 없다는 점에서 91년부터는
통일을 전제한 시각에서 우리경제의 구조조정, 기술개발, 경쟁력
강화방책이 모든 산업부문에서 재검토되고 강력히 추진돼야 할
과제의 이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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