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이 현행 제도의 허점을 틈타 엄청난 자본이익을 챙기는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기업합병을 악용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일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업합병제도의 개선방안
심포지움"에 서 주제발표자인 정동윤교수(고려대)는 기업들이 부실기업을
흡수합병한 뒤 그 주식 을 "변칙상장"시키는 수법으로 엄청난 자본이득을
챙기고 있어 부실기업의 인수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지난 75년부터 금년 9월사이에 증권감독원에 보고된
상장회사와 비상 장회사간의 합병사례 89건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는 상장회사들이 공개요건에 미달되는 적자상태의 비상장회사를
인수하면서 흡수되는 해산회사의 주주들에게 합병회사의 신주를 발행,
자연스럽게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이른바
변칙상장을 통해 자본이익을 얻어 왔다고 밝혔다.
이 경우 공개여건에 미달되는 부실기업의 주식이 상장되는 결과를
초래, 주가하락등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일부 상장기업은 부실한 계열기업을 흡수합병하기 전
자산재평가와 유무상 증자를 통해 계열기업의 자본금을 대폭 증액시켜
대주주의 주식수를 늘린 뒤 합병신 주를 발행, 단기간에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는 것이다.
정교수는 현행법상 유무상증자로 받은 합병신주의 시세차익에 대해
과세할 근거 가 없어 주식을 내다 판 이익이 세금 한푼 내지 않고 고스란히
대주주의 몫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합병이 이처럼 악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개여건에
미달되는 회사와 상장회사와의 합병을 제한하고 <>변칙상장을 통해
대주주가 얻는 자본이득을 세법 차원에서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합병당하는 회사가 합병직전 유무상증자 를 실시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사대상이 된 89건의 합병사례 가운데 상장회사가 계열기업을
흡수합병한 경우가 82%인 73건을 차지했으며 비계열회사를 인수한 경우는
18%인 16건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