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하오 철도청소속 전철 차장들의 태업으로 전동차가 잇따라
지연운행되자 퇴근길 승객들이 서울구로구 구로역등 서울시내 전철역
곳곳에서 전동차기관사와 차장을 폭행하고 역사 유리창을 부수는등 격렬한
항의소동을 벌여 전동차운행이 한때 마비되는 전철 최악의 지연운행사태가
빚어졌다.
이번 폭력사태는 승객의 안전수송을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전날 시작된
차장들의 태업때문에 지연운행이 이틀째 계속되는데 대해 승객들의 불만이
쌓여가다 이날 하오 인천행과 수원행의 분기점인 구로역에 퇴근길
승객들이 몰려들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났다.
차장들의 태업이 계속될 경우 기관사들의 동조설까지 나돌아 전동차의
연발착과 그에 따른 지하철 1호선의 지연운행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었으나 구로역 사태후 공동대책회의를 가진 철도청당국과
차장대표들간의 협의끝에 차장측이 태업을 풀기로 결정, 22일부터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하오 7시26분께 구로역 구내에서 청량리발 수원행 K511호
전동차(기관사 김영복.34)에 탄채 출발을 기다리던 만원승객가운데
3백여명이 전동차의 연착.발에 항의, 전동차 밖으로 뛰어나와 기관사
김씨와 차장 이승환씨(30)를 끌어내 폭행하고 일부 승객들은 전동차와
구로역사의 유리창을 10여장 깨뜨리는등 큰 소란이 벌여졌다.
K511호는 1시간여 뒤인 8시33분께 다시 출발하고 그 사이 뒤따르던
전동차들은 역구내의 다른 선로를 이용, 운행했으나 이 역에서는 한때
최고 2만여명의 승객이 밤늦게까지 발이 묶인채 항의소동을 벌이다
일부 승객들은 택시등 다른 교통편으로 발길을 돌렸다.
또 밤 9시15분께는 지하철 시청역 구내에서 인천발 의정부행 K245호
전동차가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한데 흥분한 승객들이 전동차 운전실로
몰려가 격렬히 항의 하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기관사가 역사무실로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5분여동안 벌어졌다.
종각역에서 평소 7시5분발 의정부행 전동차를 탄다는 승객
손길웅씨(43.회사원)는 "30분 걸리던 성북역까지의 시간이 1시간30분이나
걸렸으며 청량리역에서는 길이 막혀다른 전동차로 옮겨타야 했다"며
"지나치는 역마다 연발.착에 항의하는 승객들로 아수라장을 이뤘다"고
전했다.
이같은 지연사태는 지난 17일 청량리 전철역 구내에서 승객의 안전승차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채 출발한 전동차 문틈에 50대 여승객이 끼여
끌려가다 중상을 입는 사고를 낸 사고전동차 차장 임대선씨(32)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입건 되자 동료 차장들이 안전승차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각 역구내에서 평소 30초간 정차하게 된 전동차를
5분여씩 정차시키는 태업에 들어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