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정상회담을 앞두고 소련의 고위 경제 과학 사절단이 서울에서
"소련의 개혁과 한소경협"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소련개혁경제의 현황과 전망이 개진되는 가운데서 한소경협의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지침을 찾을것도 같다.
세미나에 참석한 인사들이나 보도에 접하는 이들이나 대체로 두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 하나는 소련의 개혁-고르바초프체제는 성공할 것인가 이고 다른
하나는 한소경협이 과연 제대로 자리잡게될 것인가 하는 의구이다.
이 두가지 의문은 한소수교와 경협의 진척에 따라 이제 우리 정치경제
한가운데 자리잡은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선 소련의 개혁.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최근 소련에서 개혁정책이 실패하면 중국
문화혁명의 실패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
한바 있다.
대내적으로 경제의 파탄과 민족분쟁, 그리고 국가권력의 와해를 의미
하게 되고 국제적으로도 이른바 탈냉전이라는 소련의 개혁 개방에서
실마리를 찾은 새로운 국가관계가 모두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고르비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그것은 "21세기의 재앙"이라고 해야할 것
이다.
그러나 이같은 일이 일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세미나에서도 소련측이 솔직히 시인하고 있는 것처럼 지난 3,4년
고르비체제의 경제개혁정책이 핵심에서 빗나가 표류하고 있고 그래서
금년 겨울과 내년 상반기가 고비라고 하지만 이 고비에서 소련이 주저
앉지는 않을것 같다.
국제정세 소련정치, 그리고 경제에서 그 근거를 찾을수 있겠다.
금년 겨울 위기설은 고르바초프의 약점이 경제에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85년 집권이래 지금까지 고르바초프는 앞에서 말한 세계전략과
국내 파워게임에 휩쓸려서 실제로 경제개혁에 손을 댈수가 없는 입장이었
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최근의 샤탈린안의 전개나 그전에 시장경제체제도입식도 모두가 하나의
경제현실에 대해 서로 다른 처방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때그때 현실에
대한 인식이 변한데 기인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정치적 역관계를 반영해
온 것에 불과하다.
이번 세미나에서도 소련대통령평의회 사회경제분석국장은 "소련경제의
위기는 경제자체의 위기가 아니라 경제관리상의 위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지적하고 있는 경제 제부문의 비효율과 관료주의는 기왕의 소련
국가 권력구조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 금년겨울-내년상반기의
위기는 이런 요소를 척결하는 정치투쟁의 형식으로 나타나게 될것 같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경제적으로 보면 개혁경제조치가 본격 전개된다는데
다름아니다.
당장 한소정상회담이 남/북한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전망에서도 대소관계의 악화는 기왕의 우리 외교
정책과 국제경제전략을 보강하는 기본구상 가운데 하나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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