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회사측의 사직강요와 사실상 대기발령등의 조치를 견디다
못해 사직원을 제출했다하더라도 이는 강박상태에서 이루어진 사직의사
표시이기 때문에 회사가 이에따라 근로자를 면직처분하는 것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3부 (재판장, 송재헌부장판사)는 16일 (주)동부제강
해고근로자 구봉서씨(경기도부천시남구중동주공아파트)가 회사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 패소판결을 내린 1심을
깨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구씨는 동부제강 서울제강소 기계정비과 냉연계의 반장으로 근무하면서
근로조건 개선을 강력히 주장하는등 적극적인 노조활동을 해오다
지난해2월 회사측이 별다른 사유없이 사표제출을 요구해 이를 거부한뒤
다른 부서로 전보발령됐다가 발령일 하루 전날 야간근무를 하던 부하직원의
취침사실이 적발된데 대한 감독책임을 이유로 전보발령이 취소되고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로 있던중 감독소홀에 대한 시말서 제출,
인사위원회에 회부등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같은해 3월1일 사직서를
제출, 그날로 수리돼 의원면직됐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사직원 제출은 이유없는 사직강요,
부서이동및 사실상 대기발령등 부당한 조치가 압력으로 작용해 이루어진
사직의사인 것으로 인정됨으로 이에따른 면직처분은 무효"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1심인 서울민사지법은 "일반적으로 전직및 전보는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것으로 상당한 재량을 인정해야 할 것이며 다만
근로자에게 현저히 불이익한 처분으로 사용자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효력을 다툴수 있다"며 "회사측의 인사조치가 압력으로 작용해
원고의 사직의사에 영향을 줬으리라고 볼 여지도 있으나 원고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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