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당국이 상장사 대주주의 대량주식 취득을 허용한 이후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이겠다고 나선 대주주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다 이들의
주식매입 실적도 신청물량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어 이 조치의 증시부양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체 상장사 가운데 제1대주주의
지분율이 20% 미만인 회사는 1백41개사, 7% 미만은 41개사에 달하고
있으나 증권당국이 상장사 대주주의 대량주식 취득을 허용한 지난
8월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1백일간 대주주가 주식매입을 신청한 상장사는
8월 9개사, 9월 2개사 등 11개사에 그쳤다.
특히 대량주식 취득에 나선 이들 11개 상장사 대주주들이 이 기간중에
실제로 사들인 주식은 모두 42만6천4백18주로 신청물량 88만2천1백82주의
48.3%에 불과해 이 조치가 증시의 매수기반 확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대주주의 대량 주식매입 현황을 보면 영우화학은 지난 9월13일
10만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19.25%에서 26.93%로 높이겠다고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주식을 전혀 취득하지 않고 있으며 같은 날 신청한 한창제지도
취득신청 물량 4만5천주 가운데10. 6%인 4천8백10주만을 사들였다.
또한 지난 8월16일 취득신청한 일신방직의 대주주는 신청물량의 26.2%,
한국화장품은 37.6%, 태창은 45.8%, 대한제당은 51.9%, 한농은 60.3%,
제일물산은 76.4%를 각각 매입하는데 그쳐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증권전문가들은 대량주식 취득허용 조치가 상장사 대주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해 증시의 수요기반을 당초 기대했던 만큼 넓혀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증권당국이 이들의 주식매입을 적극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