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가 우루과이 라운드 농산물협상과 관련, EC역내 농업부문 보조금
감축폭을 30%로 합의한데 대해 EC 농민들의 반발이 대단하다.
EC 최대의 농업국 프랑스에서는 제1야당인 공화연합(RPR)이 보조금
감축에 합의 한 정부를 비난하고 나서는 한편 농민노조전국연맹(FNSEA)을
비롯한 각급 농민단체 들이 프랑스는 물론 전EC 농민과 함께
연대반대투쟁을 벌일 것을 다짐하고 나섰다.
EC 농민노조들은 EC 농민들을 "배반"한 이번 합의에 항의하기 위해
오는 13일 제네바의 가트(GATT) 본부앞에서 유럽농민연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이어 12월3일에 는 브뤼셀에서 EC는 물론 미국, 캐나다,
일본대표까지 참석시킨 가운데 범세계적 항 의의 날을 거행할 예정이다.
레이몽 라콩브 FNSEA회장은 EC의 보조금 감축합의를 "재앙적" 결정으로
규정, 이는 가뭄과 육류값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EC 농민들에 치명적
타격을 안겨줄 것 이며 궁극적으로 농촌의 황폐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콩브 회장은 타부문의 이익을 위해 농민이 희생됐다며 농촌이
황폐화되면 이는 결국 전산업부문에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가연맹(MODEF)도 이번 합의를 미국의 이익을 위한 EC의 굴복이며
프랑스 농민 들이 속죄양이 됐다며 오는 29일 파리에서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일 것을 결의했다.
농가연맹은 EC가 마치 미국의 51번째 주처럼 처신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야당인 공화연합도 성명을 통해 EC의 이번 조치로 수백만 농민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미테랑 정권의 대농업 경시정책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 이라고 정치쟁점화하고 나섰다.
루이 메르마 프랑스 농무장관은 국회답변에서 "EC만 보조금을 감축하는
것이아 니며 전세계가 모두 같은 비율로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불리할 게 없다" "만약 상대방이 이를 거부하면 EC도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 섰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불리한
자유경쟁시대를 맞이하게 된 수백만 농민들의 위기 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당초 EC측에 농업부문 보조금 75%, 농산물수출보조금의 90%를
각각 삭감 할 것을 요구했으며 따라서 요구수준에 훨씬 미달되는 EC의 이번
조치를 받아들일지 아직 미지수이다.
유럽농민들의 반발은 농산물값 하락과 수입감소 등 실제적 위기감,
그리고 EC 정부당국들이 유럽의 기간산업인 농업을 공업 등 여타 산업의
이익을 위해 희생시켰 다는 "배반감"이 겹쳐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에어버스를 팔아먹기 위해 농민을 팔아넘겼다"며
수천년간 유럽 의 사회.문화를 지탱해온 농업에 대한 당국의 "박대"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 언론들은 보조금 감축으로 부농이나 포도원재배업자 등 대규모
경작자들보 다 소규모 영세농들이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농촌
젊은이들의 실직과 이농대 책을 문책하고 있다.